日 연구팀 '겨울잠' 유도 실험 성공..의료·우주탐사 활용 기대

권태훈 기자 2020. 6. 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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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구팀이 원래는 동면(겨울잠)하지 않는 쥐의 뇌세포를 자극해 동면에 가까운 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연구를 이끈 사쿠라이 다케시 쓰쿠바대 교수(수면의과학)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은 혈관이나 심장 등의 산소가 부족해 장애가 일어나기 때문에 즉시 동면 상태로 유도해 산소 소비를 줄여 주면 장애를 늦출 수 있다"며 인공동면 기술은 응급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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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쿠바대학 연구팀이 특정 약물을 주입해 인공 동면 상태를 유도한 쥐(오른쪽)와 정상 쥐 (사진=쓰쿠바대학, 연합뉴스)

일본 연구팀이 원래는 동면(겨울잠)하지 않는 쥐의 뇌세포를 자극해 동면에 가까운 상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사람에게도 적용해 의료 분야나 우주탐사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쓰쿠바대학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은 11일 쥐의 뇌에 있는 '휴면유도신경'(Q신경)이란 세포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인공동면을 유도하는 실험 결과를 영국 과학 잡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곰 같은 일부 항온동물은 겨울이 되면 거의 활동을 멈추고 에너지 절약 상태인 동면을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체온을 떨어뜨리고 신진대사량을 줄여 생명을 유지하는 전체 메커니즘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쓰쿠바대 연구팀은 쥐 뇌의 시상하부에서 활동량을 통제하는 Q신경세포를 발견했습니다.

이 세포를 특정 약물로 외부에서 자극할 수 있는 유전자 변형 쥐를 만든 뒤 약을 주입해 신경세포의 움직임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쥐는 약물 주입 후 30분 만에 평상시 37도이던 체온이 급격히 떨어져 거의 움직이지 않게 됐습니다.

체온은 외부온도에 가까운 24도 정도로 안정되고 산소 소비량은 5분의 1로 감소하는 등 겨울잠을 자는 동물 특유의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약물 투입을 중단하자 동면 상태이던 쥐는 자력으로 활동을 재개해 약 1주일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Q신경세포가 동면 상태를 유도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동면 상태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운동 능력과 기억력을 조사했지만 다른 쥐와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Q신경세포가 사람을 포함한 많은 포유류에도 존재해 인공 동면 기술을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연구를 이끈 사쿠라이 다케시 쓰쿠바대 교수(수면의과학)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은 혈관이나 심장 등의 산소가 부족해 장애가 일어나기 때문에 즉시 동면 상태로 유도해 산소 소비를 줄여 주면 장애를 늦출 수 있다"며 인공동면 기술은 응급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인류가 화성을 넘어가는 행성을 목표로 우주비행을 할 때 우주비행사를 동면시키면 노화를 지연하고 우주선에서 필요한 산소와 음식도 줄일 수 있다며 인공동면이 미래의 우주비행 기술로 활용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권태훈 기자rhors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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