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갇힌 학대 소녀, 4층 난간 통해 옆집으로 탈출
<앵커>
경남 창녕의 9살 어린이는 어제(11일) 집에서 탈출한 지 13일 만에 병원에서도 퇴원했습니다. 당시 얼마나 간절했던지 4층 난간 지붕을 통해 목숨 건 탈출을 감행한 사실도 드러났는데요. 법원은 집에 남은 동생 3명도 일단 부모와 분리하는 것이 좋겠다며 임시 보호명령을 내렸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창녕 9살 소녀 A 양의 부모는 평소 A 양을 4층 집에 딸린 옥상 다락방에서 생활하도록 했습니다.
다락방 밖 베란다에서 쇠줄에 묶여 감금된 적도 여러 차례.
베란다로 쫓겨난 날에는 하루 한 끼밖에 먹지 못했다고 A 양은 진술했습니다.
[이웃 주민 : 창문을 열어놓으니까 아이들을 너무 때리고, (아이들) 우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고….]
지난달 29일 또 베란다에 갇힌 지 이틀째 되던 날, 아버지가 일을 나가고 어머니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4층 높이 위험한 난간을 통해 목숨을 걸고 옆집으로 빠져나왔습니다.
도망가는 것을 잊을 정도로 배가 고픈 상태였습니다.
[옆집 주민 : 옆집에 감금당하던 아이가 여기 베란다로 담을 타고 넘어와서 저희 집에서 컵라면을 먹고 간 것 같이 그렇게 보입니다.]
A 양의 동생 3명은 이런 부모의 학대를 종종 지켜봤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법원은 동생 3명도 정서적 학대를 받았다고 판단해 부모와 분리하는 임시 보호명령을 내렸습니다.
그제 분리 집행 과정에서 부모는 자해 소동을 벌이며 아이들을 보내지 않으려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모는 곧바로 병원에 입원됐는데, 이들의 구속 여부는 퇴원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A 양은 집을 나온 지 13일 만인 어제 퇴원해 아동 보호시설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장훈경 기자roc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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