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반포 고속버스터미널은..이제 재미로 가득찬 '복합몰'
천지·정방폭포 사진으로
야외미술관 분위기 연출
머리위 떠다니는 AR캐릭터
너무 실감나 아이들에 인기
노브랜드버거·남산돈까스 등
F&B 맛집 입점, 먹는 재미도↑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운영하는 고속버스터미널이 1981년 개장 이래 처음으로 리뉴얼을 단행해 지난 1월 문을 열었다. 총 200억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호남선과 경부선을 모두 리뉴얼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다. 리뉴얼 후 터미널은 놀거리·먹을거리·볼거리를 탑재한 '몰'처럼 변했다. 수십 년간 고속버스터미널을 지켜온 화훼상가, 한가람문구점에 더해 프리미엄 가구점까지 들어서 쇼핑객들까지 끌어들일 태세다. 코로나19를 뚫고 찾아온 여름, 전국 곳곳으로 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다면 조금만 더 시간을 내 고속버스터미널을 구경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리뉴얼된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볼거리'다. 호남발 버스에서 내려 터미널 내부로 진입하는 고객들은 생각지도 못한 '자연'을 마주하게 된다.
정면으로 보이는 백두산 천지 사진이 승객들을 반기는가 하면, 왼쪽으로 난 통로에 이어진 가로 20m, 세로 5.8m 크기의 정방폭포 사진은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놓는다. 폭포 맞은편에는 같은 높이의 대나무가 천장까지 뻗어 마치 야외 미술관으로 들어오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천지와 정방폭포는 김중만 사진작가의 작품이다.
터미널의 또 다른 볼거리는 '화장실'이다. 고속버스터미널의 화장실은 이용객은 많았으나 규모도 작았고 칙칙한 분위기가 감도는 장소였다. 센트럴시티는 터미널을 리뉴얼하면서 화장실 면적을 확장하고(총 172평→260평), 각 화장실을 7가지 테마를 지닌 디자인으로 꾸몄다. 메이크업바·바버숍·팝아트·살롱·도서관·뮤직스테이션·어반 팜 등 각각의 테마를 주제로 꾸며진 화장실은 고객들에게 오히려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터미널 앞 공터 공간은 257평 규모의 대형 인라인 트랙으로 꾸몄다. 코로나19로 지금은 트랙 내 접근을 막고 있지만 앞으로 지자체와 협업해 인디 음악가들의 공연 등이 펼쳐지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에는 이 공간을 아이스링크로 꾸며 아이스쇼 등 행사를 펼쳐 인근 주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먹을거리도 강화했다. 리뉴얼 전 터미널에 입점한 식당들은 오래된 인테리어와 분식 위주의 메뉴를 특징으로 했다. 운치는 있었을지언정 한 끼를 '때우는 것' 이상의 기능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새로 단장한 고속버스터미널에는 노브랜드버거·스타벅스·전주베테랑칼국수·남산돈까스 등 최근 유행하는 F&B 업장들이 총망라됐다. 본관 1층에는 '사보텐'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캘리스코'의 '더 센트럴키친'이 지난 4일 문을 열었다. 제철 식자재와 맞춤형 식단을 기반으로 오전·오후 단위로 메뉴를 변경하는 외식 브랜드다.
신세계센트럴시티 관계자는 "트렌디함과 전문성이 있는 F&B 맛집 브랜드로 이용객들의 기호를 반영하고자 했다"며 "중복된 메뉴의 종합분식, 매점 중심이었던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다양한 아이템과 대중적이고 전문성 있는 브랜드들을 입점시켰다"고 말했다.
센트럴시티는 이처럼 엔터테인먼트와 쇼핑 콘텐츠를 강화하면서도 고객 '편의성'이라는 근본 가치에도 초점을 뒀다. 터미널을 찾는 고객들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버스 도착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전광판을 설치하고 3군데로 나눠져 있던 매표소를 통합했다. 야외 공간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승객들을 위해 실내 대기공간을 확충하기도 했다.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이 같은 리뉴얼을 단행한 배경에는 센트럴시티에 입점한 유통채널과 매장들의 수익 증대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면세점 등 이 회사에 입점한 기관들의 임대료가 주 수입원이다. 고속버스터미널이 고속버스를 이용하기 위한 승객들에 더해 자체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면 입점한 매장과 유통채널의 수익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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