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디지털화폐 사용내역 안다..다가온 '빅브러더 사회'

차대운 2020. 6. 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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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세계 최초가 될 것으로 보이는 법정 디지털 화폐 도입을 통해 '빅 브러더 사회'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중국은 그간 디지털 화폐 사용 과정에서 익명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는데 무 소장은 이번 글에서 필요하다면 디지털 화폐 사용 내역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개인의 금전 거래 기록을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은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비트코인과 철학적, 기술적 기반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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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종이 현금'과 달리 흐름 추적가능 공식 확인
일정 액수 이상 쓰려면 실명화 의무·영장 있으면 소액도 수사기관 확인 가능
인터넷 유출된 중국 시중은행의 법정 디지털 화폐 전자지갑 [신랑재경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세계 최초가 될 것으로 보이는 법정 디지털 화폐 도입을 통해 '빅 브러더 사회'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현재의 현금과 달리 새로 도입될 '디지털 현금'이 당국의 정밀 추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중국 최고의 반부패 기구인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 7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무창춘(穆長春) 인민은행 디지털 화폐 연구소장과의 문답 형식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기본적으로 중국이 도입하려는 법정 디지털 화폐가 중국 국민의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를 편리성 등 긍정적인 측면에서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일부러 부각하지는 않았지만 글 중간에 새롭게 눈길이 가는 부분이 있다.

중국은 그간 디지털 화폐 사용 과정에서 익명성이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는데 무 소장은 이번 글에서 필요하다면 디지털 화폐 사용 내역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무 소장은 디지털 화폐 사용 액수에 따라 실명화 요구 정도에 차등을 둘 것이라면서 디지털 화폐 전자지갑을 설치할 때 일정액 이하면 익명 거래를 보장하지만 일정 액수 이상일 때는 반드시 실명 등록을 해야 사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큰 액수를 지불하거나 큰돈을 상대에게 주려면 반드시 실명 지갑을 신청해야 한다"며 "실명제가 큰 액수의 부패·뇌물 사건과 돈세탁 사건에 관한 조사와 자금 추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소액 거래의 경우에도 범죄 혐의가 의심되면 법적인 절차를 밟아 거래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무 소장은 익명이 보장되는 소액 디지털 현금 전자지갑으로 돈을 잘게 나눠 뇌물을 주는 등의 불법 활동 의심이 있으면 서구의 영장처럼 '필요한 법률 문건'을 바탕으로 거래를 추적해 불법 행위를 '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범죄 방지 사이의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거래 내역을 들여다보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를 강조한 것이지만 디지털 화폐 도입으로 당국이 기존에 추적이 어렵던 현금 흐름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된 사실은 중대한 변화임이 분명하다.

중국 당국이 이처럼 개인의 금전 거래 기록을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은 중국의 법정 디지털 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비트코인과 철학적, 기술적 기반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구체적으로 법정 디지털 화폐의 기술적 기반을 공개한 적은 없다. 하지만 인민은행 당국자들은 그간 줄곧 블록체인 기술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블록체인 기술과 거리가 멀거나 설사 블록체인 기술이 채택됐어도 부분적인 활용에 그칠 것으로 본다.

중국이 도입하려는 디지털 화폐는 현재 지폐나 동전으로 된 '현금'의 일부를 대체할 예정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우선 중국 내부에서 소액 결제용으로 보급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위안화 국제화 차원에서 세계적으로 용처가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과 경제 교류가 활발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나 중국 관광객이 특히 많은 나라에서 널리 통용되기가 쉬워질 수 있다.

한동안 한국에서도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명동 같은 관광지 가게들이 알리페이 같은 중국 결제 수단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국 상인들이 앞으로는 중국인 고객의 결제 편의를 위해 '디지털 위안화'를 받을 날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중국 인민은행이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위안화'를 널리 쓰게 된다면 그 사용 내역이 중국 당국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비트코인이나 페이스북 리브라 등 '외부 세계'의 가상화폐 질서가 자국에 영향을 주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법정 디지털 화폐를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는 이미 거의 개발을 마친 상태로, 당·정 수뇌부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 활용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무 소장은 자국이 디지털 화폐 도입 목적이 화폐 주권 수호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비트코인 등 일부 암호화폐의 출현이 한 나라의 통화 주권에 일정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추진하는 우선 목적은 화폐 주권과 법정 통화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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