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이 띄운 '노점상 경제' 놓고 시진핑과 갈등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2020. 6. 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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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공산당, 용어 사용 막고..관영 매체들 "미관 해친다" 비판
시 주석, 전인대서 리 총리의 불평등 지적 발언에 '제동' 분석

[경향신문]

시진핑, 리커창

중국에서 ‘노점상 경제’를 놓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갈등설이 나오고 있다. 리 총리가 새 경제 동력으로 제시한 노점상이 확산되자, 공산당 중앙선전부와 관영 매체들이 도시 미관 등을 해칠 수 있다며 제동을 건 것이다. 이를 두고 시 주석 뜻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리 총리는 지난달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쓰촨성 청두시의 노점 경제를 언급하며 “하룻밤 사이에 10만명의 일자리를 해결했다”고 칭찬했다. 지난 1일에는 옌타이(煙台)시 주택가 노점상을 찾아가 “노점 경제는 중요한 일자리 근원으로서 중국 경제의 생기”라고 했다. 리 총리 발언 이후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산둥(山東), 장시(江西)성 등 지방정부는 노점상을 임시 합법화했다. 노점상 밀집 지역 109곳의 위치를 보여주는 ‘베이징 노점 지도’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노점 경제는 제동이 걸렸다. 자유아시아방송(RFA) 중문판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지난 4일 관영 매체에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며 노점상 경제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관영 매체들은 관련 보도를 중단하고 기존 기사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CCTV재경과 베이징일보 등은 “도시 교통 관리 등 압력뿐 아니라 관련 업계에 미칠 충격도 만만치 않으며, 중국이 추진하는 질 높은 발전과도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시 도시관리국은 노점상이 도로를 무단 점거하는 불법 행위 등에 대해 단속, 처벌하겠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리 총리와 시 주석의 갈등설이 부상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 후계자를 놓고 다퉜던 두 사람은 오래된 라이벌 관계다. 특히 리 총리가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6억명의 월수입은 겨우 1000위안(약 17만원)밖에 안 되며,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고 빈곤을 지적한 것이 회자된다. 이 말이 시 주석이 선전해온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반박으로 읽히자, 시 주석이 노점 경제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베이징시가 노점상 단속을 천명한 배경에는 시 주석 최측근인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 서기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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