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참아" 선 넘은 사생팬 뒤틀린 애정에 '전쟁선포'하는 ★들 [이슈와치]

뉴스엔 2020. 6. 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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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NCT127 도영, 해찬
WOODZ(조승연)
김동완

[뉴스엔 박은해 기자]

어긋난 팬심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스타들이 사생팬 만행에 고통을 겪고 있다. 사생팬은 연예인, 특히 아이돌의 사생활을 쫓아다니는 극성 팬을 의미한다. 그들은 기획사 앞, 숙소, 스타일링 숍, 공항, 비공개 스케줄 장소 등을 찾아가 연예인 개인 생활을 염탐하고 도촬한다. 번호를 알아내 연락하거나 항공편 정보를 취득해 같은 비행기 좌석을 예매하기도 한다.

그룹 NCT127 도영은 지난 5월 8일 브이라이브 방송 도중 계속 전화를 거는 사생팬에 "나 노래 부르잖아. 전화하지 마"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화와 문자는 멈추지 않았다. 도영은 "자꾸 이상한 게 온다. 제발, 진짜 제발"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도영은 "저는 사생팬들이 걸어오는 전화 받지 않고, 신경도 안 쓴다"며 "어차피 관심 없으니 문자도 보내지 마라"고 당부했다.

같은 그룹 멤버 해찬도 6월 6일 브이라이브 방송에서 숙소 앞 사생팬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해찬은 "숙소 앞에 많으면 스무 명이 계시는데 스무 명 때문에 저희를 좋은 마음으로 사랑해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저희가 잘못 받아들일까 봐 저는 그게 싫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주민분들께서도 저희한테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저희는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못 드려요"라며 사생팬들이 적잖은 피해를 주고 있음을 알렸다.

그룹 엑스원 출신 가수 WOODZ(조승연)도 자신 번호를 알아내 연락하는 사생팬에 불쾌감을 표현했다. 우즈는 6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통화 내역, 인증번호 수신 내용과 함께 "하지 마세요. 그만 하세요. 범죄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우즈 개인 번호를 알아낸 사생팬이 해당 번호로 SNS 계정 인증 코드를 발급받은 것이다. 또 사생팬들은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에도 계속해 통화를 시도했다.

이에 우즈 소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6월 8일 게재한 공지에서 "최근 지속해서 아티스트 개인 번호로 연락을 취하며 부적절한 언어 욕설 및 루머 양성 등 비정상적이고 무례한 행동을 취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지속적 연락을 취한 번호는 별도 경고 없이 바로 블랙리스트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해당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향후 우즈 활동 시 진행되는 서포트, 이벤트 및 공식 팬클럽 모집 등 팬 활동 참가 자격이 박탈된다.

그룹 신화 멤버 김동완도 담을 넘어 마당까지 무단침입하는 사생팬에 고통을 겪었다. 지난 5월 23일 김동완 자택에 무단침입한 사생팬에 대해 김동완의 소속사 오피스DH는 지난 "지난해 여름부터 김동완의 집으로 찾아오는 한 사람이 있다. 절대 아티스트 자택으로 찾아가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5월 29일 또 다른 사생팬이 집을 찾아오자 소속사 측은 "앞으로도 김동완 님의 자택을 찾아오는 경우 바로 경찰에 신고하여 선처 없이 처벌할 예정이며, 어느 장소에서든 저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아티스트를 보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아이돌과 같은 비행기에 탑승해 자는 모습을 도촬하거나, 해외 스케줄을 따라가 같은 호텔 객실을 예약하는 등 사생팬들 만행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룹 워너원 경호를 맡았던 고석진은 6월 2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 "해외에 갔을 때 사생팬이라고 해서 사생활 침해하는 도가 지나친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 공항에서부터 계속 쫓아다닌다. 호텔 앞에서 계속 기다리시고. 사적으로 개인적인 생활을 가질 수가 없는 거다"라고 사생팬 심각성을 언급했다.

한 아이돌 사생팬이 밝힌 일명 '사생짓'을 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아이돌 일거수일투족을 쫓아다니면 공개 스케줄에서보다 훨씬 많이, 가까이서 아이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생팬들은 무리를 지어 함께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집단으로 행동하면 죄책감도 훨씬 옅어진다고 말한다. 사생팬들은 아이돌이 자신들을 싫어하거나 불쾌함을 표현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심을 받았다며 좋아하거나 다른 팬들은 볼 수 없는 민낯을 봤다며 기뻐한다. 뒤틀린 애정과 기형적인 사고방식이 맞물린 결과다.

사생팬의 문제는 연예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사생팬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온갖 루머를 생성한다. 대개 익명 SNS 계정을 개설해 도촬한 사진과 함께 "나 ○○ 사생인데 사실은 ○○이가 ~하다"는 글을 게재하는 식이다. 내가 연예인을 가장 잘 안다는 착각, 가장 가까이서 그를 지켜본 사람이 나라는 애잔한 자아도취다. 그래봤자 정상인들 눈에는 정신 나간 스토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스타들이 연이어 사생팬에 고통을 호소하면서 팬들은 사생팬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팬'이라는 말을 붙여주는 것도 과분하다며 그저 '사생' '사생범'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러나 팬들 바람과는 달리 사생팬에 대한 강경 대응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사생팬 역시 팬의 범주 안에 드는 사람들이라 강경 대응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난색을 보였다. 또 주거침입이나 강제추행에 이르지 않는 스토킹은 10만 원 정도 범칙금이 부과되는 경범죄로 분류되기 때문에 법적 처벌도 쉽지 않다. 단순히 따라다니거나 연락을 하는 것은 직접적 위협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스토킹 범죄를 확실히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체적·재산적 피해가 없더라도 스토킹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는 막대하다. 개인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고, 누군가 내 일거수일투족과 SNS 기록을 훔쳐본다고 생각하면 절로 소름이 돋는다. 누군가의 인격을 말살하는 스토킹 범죄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저지르는 사생팬들을 더는 두고볼 수 없는 지점이다.(사진=뉴스엔 DB/WOODZ 인스타그램/김동완 인스타그램)

뉴스엔 박은해 p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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