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교회 부수면 천벌 받는다" 전광훈 목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철거 대비 삼엄한 경계

한승곤 입력 2020. 6. 8. 10:03 수정 2020. 6. 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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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10구역 사랑제일교회 현장
교인들, 외부인 경계 등 교회 둘러싼 의혹에 강한 반발
전광훈 목사 명도소송 1심 판결 불복..2심 준비
7일 오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성북구 장위동 10구역. 이 구역 안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보상금 문제로 재개발조합과 서울시를 상대로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교회는 건들지 마세요. 그러다 천벌 받습니다.", "하늘에서 다 보고 있습니다."

7일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성북구 장위동 10구역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로 향하는 길은 빈집과 상가로 넘쳐났다.

교회가 보이지 않는 외곽 골목에서 이 동네를 보면 재개발로 지정된 곳 특유의 을씨년스러움만 남아있다. 길목 곳곳에는 포대에 담긴 공사 폐기물과 각종 쓰레기 더미로 넘쳐났다.

그러나 이 골목을 따라 교회로 향하는 진입로에 들어서면, 철거에 반대하는 교인들이 내 걸은 현수막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현수막에는 '예배 방해죄'로 인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문이 쓰여있다.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성북구 장위동 10구역. 해당 지역 길 곳곳에는 주민 이전 과정에서 버려진 쓰레기와 폐기물들이 가득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이 지역은 지난 2006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 2018년부터 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교회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다.

이날 도로 하나를 두고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되지 않은 곳에서 만난 한 50대 주민은 "보상 문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동네가 너무 시끄럽다"면서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40대 주민은 "교회 이전 문제는 좀 민감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도 "소음으로 시끄러운 것은 사실이다. 원만히 사태가 해결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다 떠나고 교회만 남은 이유는 보상 문제다. 교회 측은 교회를 옮기면 교인이 줄어든다며 지금보다 더 큰 교회를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563억 원을 보상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관련해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보상금은 82억 원이다.

이 가운데 재개발 조합은 교회를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는 명도소송을 냈고 법원은 지난달 14일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명도소송이란 부동산의 권리자(조합)가 점유자(교회)를 상대로 점유 이전을 구하는 소송이다. 이 소송으로 조합은 교회에 인도 명령을 할 수 있다. 교회가 불응할 시 강제로 철거할 수 있다.

7일 오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성북구 장위동 10구역에서 사랑제일교회로 향하는 길. '강제철거 결사반대'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내걸려있다.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이렇다 보니 교인들은 강제철거를 저지하기 위해 철야기도회에 참석해 교회에서 밤을 새우고, 낮에도 혹시 모를 철거 인원에 대비해 삼엄한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철거일로 알려졌던 지난 5일에는 이날 오전 9시께 수백여명 교인들이 '강제철거 결사반대','OOO 조합위원장 구속하라'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인근 주택가를 행진하기도 했다. 일부 교인들은 "강제철거 결사반대"를 외치며 교회로 향하는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아섰다.

7일 오후에도 이 같은 삼엄한 경계 태세는 이어졌다. 일부 교인들은 교회 소속이 아닌 외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강한 경계심들 드러내며 "혹시 기자가 아니냐" , "취재에는 일절 응하지 않는다" 등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교회 곳곳에는 '기자·방송사 출입금지'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고, 교인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신도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면 건장한 남성 서너 명이 나와 신분을 확인했다.

강제 철거 대상에 놓인 사랑제일교회 인근에 내걸린 현수막. '예바 방해죄'라는 경고문이 담겨있다.

이날 기자에게도 두 남성이 다가와 신분을 확인, 취재를 막아섰다. 이들은 "취재를 아예 막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상 등에 대한 문제 등은 드릴 말씀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남성은 "상황을 잘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와 중에 취재에 응한 한 70대 여성 교인은 "법원과 교회에서 다투고 있는 보상 문제는 모른다"면서도 "재개발로 교회를 부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60대 후반 교인도 "왜 그렇게 우리를 못살게 구는지 모르겠다"면서 "교회에서 기도를 드리는 게 뭐 그리 잘못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 교인은 교회 앞마당에 마련된 행사용 의자에 앉아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날 오후 3시께 마당에 모인 교인들은 대략 30여 명 정도 남짓했다. 일부는 안수기도를 받거나, 교회가 보상에 얽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전광훈 목사 [사진=연합뉴스]

교회 입구에 다가서자 전광훈 목사가 구속수감 중 대리인을 통해 출간한 '옥중서신' 책이 마련돼 있었다. 가격은 18,000원. 재난지원카드로 구매가 가능했다. 이 책은 이미 신도들이 구매해서 그런지 단 한 권도 볼 수 없었다.

이 가운데 재건축조합 측은 교인들과의 충돌을 우려해 강제철거 날짜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철거 당일에도 신도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연기했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교회 예배 설교를 통해 보상금과 관련한 사랑제일교회 입장을 밝혔다. 그의 설교 영상이 담긴 유튜브에서 전 목사는 "재개발 관련해 종교 부지는 협의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교회 건축 비용 560억 원 배경에 대해서는 "그건 그냥 생떼 써서 달라는 게 아니다"라면서 "전국에 우리보다 먼저 개발했던 교회들에 관한 사례를 다 모아서 560억 원을 신청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명도소송 1심 판결에 대해서는 "이건 1심이다. 2심을 신청했다. 2심에서는 내가 직접 변론하러 나갈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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