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이머는 '외딴 섬'? 스팀 규제 논란의 진실은[오지현의 하드캐리]



문제는 게임물 등급분류입니다.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게임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예외 없이 등급분류를 받아야 합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선정성, 폭력성, 사행성 등 5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게임에 전체 이용가, 12세 이용가, 15세 이용가, 청소년 이용불가 같은 등급을 매깁니다.
플랫폼, 이용형태, 장르, 한글화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정한 심의수수료도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포커 대전을 하는 비한글 PC게임 심의를 신청한다고 가정하면 수수료 324만원이 든다는 계산입니다.

실제로 스팀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인디게임 순위(6월5일 기준)를 살펴보면 상위 10개 중 5개가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걸로 보입니다. ‘하우스 플리퍼(4위)’, ‘오버쿡트!2(7위)’, ‘아크(8위)’, ‘스타듀 밸리(9위)’, ‘PC 빌딩 시뮬레이터(10위)’가 모두 한국 등급분류를 거치지 않은 채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한글화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에서 다운로드와 플레이가 일어나면 국내 소비자들에게 등급 정보를 알려줘야 할 필요가 발생합니다. 어린이, 청소년 이용자들이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고요. 엄연히 현행법 위반이긴 한 거죠.

게임위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 법인이나 지사가 없는 해외 게임사들이 등급분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번부터 신청을 받게 돼 스팀을 포함한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안내를 한 것이 확대해석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스팀 측 역시 게임이 합법적으로 유통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게임사들에 안내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협조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스팀 게임이 내려가거나 차단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게임위 관계자는 “그런 부분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며 “위원회가 규제를 강화하려고 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해외 게임사들이 등급분류를 거쳐 게임을 유통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입니다.

인디 게임사 티모소프트는 게임 ‘원데이: 더 선 디스어피어드(One Day: The Sun Disappeared)’를 스팀에 업로드하면서 심의를 피하기 위해 다소 ‘신박한’ 꼼수를 써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게임 내 NPC에게 다가가 “두 유 노우 김치?”라고 물으면 모든 언어를 한글로 보이게 만드는 ‘저주’를 걸게 설정한 겁니다. 한글화를 정식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가려 한 거죠.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글화 지원 게임이 줄어들면 한국 이용자들의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겠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게이머들이 직접 ‘한패(한글 패치)’를 만들어 적용하는 건 예사입니다. 한글화를 지원하면 ‘갓글화(갓+한글화)’ 게임이라며 찬양하는 풍조도 생겼습니다.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갤S10 공짜에 차비도 얹어준다고?..반복되는 보조금 전쟁
- [영상] 비싼 아파트 기준이 9억? '나전세'씨는 서러워
- 여자친구 얼차려 시키고 기절할 때까지 폭행한 男..징역 8개월
- 한화, 13연패 악몽.. 구단 최다연패까지 한경기 남았다
- [문화+]그 남자, '빵' 아니고 '깡' 터졌습니다
- "나도 재난지원금 쓰고 싶다"..공무원 아빠 둔 죄?
- [집슐랭] 직장인의 새로운 아침인사 "'줍줍' 신청했니?"..줍줍 유래는?
- 동학개미 맡긴 돈으로..두 얼굴의 증권사
- 성범죄 의도? "한번 드셔보세요" 그 남자는 우유 속에 '졸피뎀'을 넣었다
- 李대통령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