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이 아닌 사랑 오해해서 미안해 [책과 삶]
[경향신문]

개는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는가
클라이브 D.L. 원 지음·전행선 옮김
현암사 | 340쪽 | 1만7000원
개를 반려동물로 두는 이들이 이기적이라고 오해했다. 집에 가두고, 밖에선 목줄로 자유를 앗는 것이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친구 가족이 유기견을 식구로 맞은 후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그 개가 정말 행복해보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개가 진정 원하는 것이 저런 생활일지 모르는데…. <개는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읽고 반성은 더욱 커졌다.
저자는 동물행동학자로 비둘기와 쥐, 캥거루를 주로 연구했다. 이 동물들에게도 유대감을 느낀 적이 없지 않지만, 다른 어떤 종에서도 느낄 수 없는 정서적 교감이 왜 유독 개와 가능한지 궁금했다. 주인이 오면 좋아 죽는 개의 반응, 밥 줄 사람을 기다리는 것 이상이란 걸 증명하고 싶었다.
과학자들은 개를 늑대의 아종(亞種)으로 본다. 저자의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 늑대도 친밀감을 잘 형성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길들일 수 있었다. 인지능력이나 지능엔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늑대는 개처럼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늑대와 개의 유전자 비교연구에서 유의미한 지점을 발견한 저자는 ‘유레카’를 외친다. 개만이 가진 일부 유전자가, 과장된 사교성을 증상으로 하는 인간의 ‘윌리엄스증후군’ 유전자와 연관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개의 사랑이라는 개념을 한때 천박한 감상주의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죄를 지었던 사람으로서 강조해 말하지만 이것은 감상주의가 아니라, 과학이다.”
개를 ‘인간의 친구’로 만든 유전자 돌연변이가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해선 연구가 더 필요하다. 다수 연구자들이 인간이 사냥을 위해 늑대를 길들인 것을 배경으로 꼽는데 저자는 좀 더 흥미로운 의견을 개진한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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