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수사 · 성급했던 체포..석방 자초한 철도경찰
<앵커>
이번 일은 서울역 안에서 일어난 거라서 국토교통부 아래에 있는 철도경찰이 이 사건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철도경찰은 피의자 모습이 역 주변 CCTV 여러 곳에 찍혀 있는데도 일주일 동안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또 체포 과정에서도 앞서 들으신 것처럼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번 수사의 문제점을 강민우 기자가 조목조목 짚어드립니다.
<기자>
철도특별사법경찰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경찰서와 공조해 집에서 자고 있던 피의자 이 씨를 체포했습니다.
체포 시간은 저녁 7시 15분.
SBS가 입수한 CCTV 화면을 보면 철도경찰은 당일 오후까지도 주민들을 탐문하며 이 씨의 행적을 좇았습니다.
[이웃 주민 : 사진을 보고 어 이거 누구 아는 사람인데 해 가지고 (철도경찰이) CCTV 보자고 해 가지고….]
결국 이 씨 행방을 파악한 지 몇 시간 만에 체포영장도 없이 문을 따고 들어가 긴급 체포한 겁니다.
철도경찰은 이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어서 긴급체포했다고 했지만, 성급한 체포로 이 씨 석방을 자초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구본진 변호사/前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장 : 원칙적으로 남의 주거지에 들어가서 체포하는 자체를 굉장히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체포 영장을 신청하고 (용의자가) 중간에 나오면 긴급 체포하고 그럴 수밖에 없어요, 번거롭지만.]
수사 과정에서도 경찰에 공조 요청을 뜸 들이는 바람에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이 지난달 31일 언론에 처음 보도된 뒤 일부 경찰서는 공조 수사에 나설 것을 대비해 미리 별도 팀까지 꾸려놨지만, 철도경찰의 요청이 없어 수사에 착수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경찰이 먼저 철도경찰에 공조 수사를 제안했고 이후 수사 인력이 대거 투입된 뒤 하루 만에 이 씨를 붙잡은 겁니다.
철도경찰은 국토교통부, 경찰청은 행정안전부에 속하는 조직인데 범행이 역사 안에서 이뤄졌어도 피의자가 역사 안에만 머무는 게 아닌 만큼 보다 적극적인 공조 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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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우 기자khanpor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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