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움직이는 강정호, 이제야 사과하는 이유는? [스경X이슈]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0. 6. 4. 17: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메이저리거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지난 2017년 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기위해 서울 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강정호(32)가 드디어 움직였다. 하지만 일의 순서는 뒤바뀌었고 일은 커지고 있다. 어떤 생각으로 움직이는지 궁금증만 남긴 채 그는 귀국해 복귀를 향한 최대 고비를 마주할 예정이다.

강정호는 지난 3일 에이전트인 리코스포츠를 통해 귀국의사를 밝혔다. 4일 에이전트는 추가적으로 귀국시각도 공개했다. 강정호는 오는 5일 오후 5시35분에 인천공항을 통해 도착한다.

리코스포츠는 “귀국 당일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하는 점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해외 입국자의 경우 공항에서 가족 외에는 접촉 금지를 권고하고 있어, 영상과 사진 촬영에서도 ‘거리두기 수칙’을 지켜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인터뷰는 거절했지만 촬영은 허용했다. 결국 그의 사과는 자가격리가 끝나고 열 기자회견에서 들을 수 있을 예정이다.

강정호가 처음 국내 유턴을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 출처는 강정호 자신이 아닌 에이전트였다. 강정호는 미국의 비자발급 거부로 2017년 시즌을 통으로 날리고 2018년에도 기량 회복을 못해 결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방출됐고 올해도 미국 프로야구가 멈춘 상황에서 마지막 행선지로 KBO 리그를 택했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과 사회봉사 300시간을 명령했다. 따라서 강정호는 보류권을 가지고 있는 키움이 임의탈퇴를 해제해줄 경우,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그라운드에 나설 수도 있게 된다.

강정호의 일거수일투족은 한국 야구계의 ‘블랙홀’이었다. 그가 상벌위 이후 공개한 사과문 외에는 일절 말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복귀를 거세게 반대하는 팬들의 목소리와 다른 구단들의 냉소적인 반응 그리고 키움 구단의 애매한 태도 등이 회오리처럼 뒤섞여 다른 이슈를 모두 빨아들이는 잡음을 만들어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 모든 혼란의 책임은 강정호에게 있다. 일은 그가 처음 2009년 음주운전에 적발되지 않았으면 생기지 않았다. 그가 2011년 두 번째 적발 때도 이를 은폐하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고, 2016년 사고 후 혹시라도 진심 어린 반성을 했다면 상황은 조금은 나아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강정호는 일의 순서를 자의적으로 뒤바꿨다. 두 번의 적발에도 이를 숨기고 결국 음주운전 사고로까지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선수 신분이라는 점을 자각한 때문인지 국내 팬들에게는 이렇다 할 사과도 없었다. “야구로 속죄하겠다”는 기이한 논리만을 꺼냈다.

국내 유턴 때도 마찬가지다. 복귀를 선언하기에 앞서 사과를 먼저 해야했다. 하지만 그는 복귀를 먼저 타진했다. 임의탈퇴 해제 요청 역시 구단과 먼저 접촉해 교감하고 구단이 KBO에 신청해야 하는 순서를 뒤바꿔 선수 본인이 KBO에 먼저 요청하고 구단에는 나중에 설명했다.

그가 어떠한 의도를 갖고 이리 움직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해석이 없다. 단지 KBO 리그 복귀를 너무 쉽게 보고 모든 일을 감춰서 진행하면 괜찮을 거란 안일한 판단이 따르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따른다. 결국 강정호는 사과할 예정이고 대중의 판단에 앞서 키움이 그를 품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현재 분위기로는 그의 복귀가 키움의 부담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팬들과 접촉되지 않는 2020시즌 KBO 리그 흥행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키움은 게다가 모기업이 없는 입장에서 사회적인 이미지가 더욱 중요한데 강정호의 복귀건은 실익이 없다.

모든 것은 강정호에게 달렸다. 그는 아직 입을 열지 않았다. 키움에게도 결정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