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 흥국생명 복귀, 3가지 이유 있다

노기완 2020. 6. 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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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김연경(32·192㎝)이 11년 만에 한국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선수로 뛰게 될까? 여러 정황뿐 아니라 지난달만 해도 중국 재진출이 유력하다고 본 외신들도 친정팀 흥국생명 복귀를 잇달아 전망하고 있다. 김연경의 흥국생명 복귀를 기정사실로 보는 이유 3가지를 짚어 봤다.

▲ 중국도 인정하는 코로나19 변수

베이징자동차여자배구단은 김연경 2020-21시즌 영입을 목표로 움직여왔다. 터키프로리그 에즈자즈바쉬가 5월21일 선수와 상호합의에 의한 계약해지를 발표하자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자체 기사를 통해 “이미 고액 연봉 제의도 전달됐다. 베이징 입단이 전망된다”라고 보도했다.

김연경이 2020-21시즌 친정팀 흥국생명 선수로 11년 만에 V리그 여자부에 복귀할까? 2주 전만 해도 베이징 입단을 점친 중국 언론도 이제 한국프로배구 컴백을 전망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DB
당시만 해도 2년 만의 중국 무대 재경험이 유력해 보였다. 김연경은 2017-18시즌 상하이 광밍 준우승에 공헌하여 중국리그 외국인선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2주 만에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김연경 측은 6월3일 V리그 보류권을 가진 흥국생명과 첫 협상에 나선다.

‘소후닷컴’은 6월2일 “베이징이 후한 조건을 제시했으나 김연경은 ‘급여보다 내 위치와 컨디션 유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해왔다. 한국프로배구는 김연경 복귀에 대한 기대를 품을만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또 다른 중국 포털 ‘시나닷컴’도 6월3일 “김연경은 한국 복귀가 예상된다. V리그 규정 때문에라도 사실상 흥국생명밖에는 선택지가 없다”라는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김연경이 2019-20시즌까지 활약한 터키는 유럽배구연맹(CEV) 여자리그 랭킹 1위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 무대다. 그러나 터키는 6월3일 오전 10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글로벌 통계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6만5555명, 사망 4585명으로 확산 규모가 유럽 7위, 세계 11위다.

터키는 인구 대비 코로나19 감염률 0.20%, 사망률 0.0056%로 한국(감염률 0.022%·사망률 0.00053%)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염병이 퍼졌다. CEV 여자배구리그 랭킹 2위 이탈리아는 확진자 23만3515명, 사망 3만3530명으로 유럽 4위,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했다.

중국은 확진자 8만4160명, 사망 4638명으로 겉으로는 터키·이탈리아보다 낫지만, 무증상 감염자는 양성 반응을 보여도 통계에서 배제된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소후닷컴’은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현시점에서 김연경 친정팀 복귀를 점치는 이유로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스포츠가 받은 큰 타격’을 꼽으며 한국이 중국 등 여자배구리그가 활발하게 운영되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김연경은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와 올림픽에서 모두 득점왕과 MVP를 경험한 월드 스타다. 그러나 시장 규모와 경기 수준을 겸비한 터키·이탈리아·중국 무대 모두 코로나19 때문에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터키는 전염병이 아닌 다른 이유도 있다. 김연경은 2019-20시즌 에즈자즈바쉬 주장을 역임했다. 외국인에게 큰 신뢰를 준 구단과 계약을 해지한 후 다음 시즌 리그 내 다른 팀에 입단하는 것은 모양새가 나쁠뿐더러 김연경답지 않은 선택이다.

▲ 올해 초 김연경 “한국에서 현역 마무리”

2019년에도 김연경은 국제배구연맹(FIVB) 클럽월드챔피언십과 아시아배구연맹(AVC) 챔피언십 모두 베스트 아웃사이드 스파이커로 선정됐다. 여전히 선수만 원한다면 당분간 세계 최상위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다.

김연경도 2020년 1월 7~12일 태국에서 진행된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 앞서 “선수 생활은 앞으로 4~5년 더 가능하다”라며 기량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선수 생활 마무리는 한국에서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2009년 김연경이 일본 무대 입성으로 V리그를 떠난 이후에도 흥국생명이 국내리그 보류권을 넘어 FIVB 회원국 모두에 원소속구단으로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가 2011년 터키 진출 이후 불거지더니 2012년부터 한국배구연맹과 대한민국배구협회는 물론이고 정치권과 국제배구연맹,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등이 엮인 거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이적 파동은 2014년 2월에야 최종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아무리 짧게 잡아도 어느덧 6년이 지났다. 김연경도 흥국생명 소속 선수, 나아가 V리그에는 감정이 없음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표현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부터 국가대표팀 주장직을 수행 중인 김연경이다. 국가대항전 참가선수 권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기에 후배들로부터 기량 외적으로도 존경을 받고 있다.

물론 국내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고 해도 지금이야말로 친정팀과 응어리를 결자해지할 적기라는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무엇이든 시작과 처음이 어렵다. 김연경이 일단 V리그에 발을 다시 들여놓는다면 2020-21시즌 종료 후 다시 해외 무대로 간다고 해도 은퇴를 위해 국내로 돌아오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 국가대표 마지막 도쿄올림픽 준비

흥국생명에는 국가대표팀 주전 1996년생 쌍둥이 듀오 이재영-이다영이 있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 재입단한다면 이들과 함께하는 2020-21시즌 V리그가 바로 내년 여름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 준비 과정이다.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기간 김연경은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기도 했지만 ‘내가 모든 걸 다 해야 한다’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동료를 믿고 독려하는 등 리더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연경에게 도쿄올림픽은 국가대항전 16년 경력을 마무리한다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V리그에서 국가대표팀 멤버와 동료 혹은 적으로 한 시즌을 소화할 경우 주장으로서 선수파악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흥국생명은 기존의 이재영 이다영에 김연경이 더해진다면 3명만으로 2020-21시즌 샐러리캡 74%가 소진된다는 난제가 생겼다. 쉽지 않겠지만 선수와 구단이 합의점을 찾는다면 김연경을 V리그에서 다시 볼 수 있으리라는 것에 한국 배구계의 기대뿐 아니라 중국 언론의 예상도 모이고 있다. dan0925@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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