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의사, 교주로 불렀다"..재벌 2세의 법정 고백

최유경 2020. 6. 2. 19: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최근 기소된 한 재벌 2세가 병원 관계자들 재판에서 중독에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밝혔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접했다가 곧 프로포폴을 맞기 위해서만 가는 이른바 '생투약' 지경에 이르렀다는 건데요.

투약 의사를 교주님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이후 프로포폴을 맞기 위해 다른 병원까지 전전했다고 합니다.

프로포폴 중독에 빠져든 재벌 2세의 이야기, 최유경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재벌가 등을 상대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이 병원 원장과 간호조무사의 재판에 애경그룹 2세,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2014년 피부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채 씨.

처음 프로포폴을 맞게 됐는데 갈 때마다 투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중독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채 씨는 정신이 몽롱해지고 한두 시간은 편하게 쉴 수 있어 프로포폴을 투약해왔다며, 10회에 450만 원 패키지로 시술 없이 주사를 맞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에는 시술 때문이었지만 얼마 뒤부터 약만 맞는 이른바 '생투약'을 하게 됐고, 거의 매주 병원을 찾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그러다 나중에는 거꾸로 매번 '생 투약'을 하는 게 눈치가 보여, 3번 중에 한 번은 실제로 시술을 받는 걸로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기록에 이름이 남는 게 부담스러워 차명 차트도 만들었습니다.

채 씨는 또 평소 친한 사이였던 원장을 '교주님'이라고 불렀다고 증언했습니다.

병원을 좌지우지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걸 내려놓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싶었다"라며 "이런 날이 올 거라고 걱정하고 있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채 씨는 앞서 다른 병원에서도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지난주 채 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최유경 기자 (60@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