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5% 시대..은행, 예적금 금리 인하 '눈치싸움'

박광범 기자 2020. 5. 3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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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내린 뒤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 인하 검토에 들어갔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수신금리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3월 한국은행의 빅컷(Big Cut·큰 폭의 금리인하) 이후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1∼0.4%p 내린 뒤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로 수신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런 측면은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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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내린 뒤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 인하 검토에 들어갔다. 은행들은 초저금리 시대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로 수신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단 입장이다. 다만 연 0%대까지 낮아진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리는 게 자칫 고객 이탈로 이어질까 봐 '눈치'를 보고 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수신금리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회의를 거쳐 수신금리 인하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예·적금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은행들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 기준)의 기본금리는 연 0%대까지 떨어져 있다. △KB국민은행 - 국민수퍼정기예금 0.9% △신한은행 - 쏠편한 정기예금 0.9% △하나은행 - 하나원큐 정기예금 0.8% △우리은행 - 우리수퍼주거래정기예금 0.7% △NH농협은행 - NH포디예금 0.95% 등이다.

현재는 오픈뱅킹 가입, 첫 거래 고객, 급여·자동 이체 등 조건을 만족하면 평균 0.3~0.4%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더해 연 1%대 초반의 금리를 제공한다. 추가로 수신금리를 내린다면 우대금리를 받아도 연 1%의 이자조차 받기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지속되는 초저금리 기조에 업종 내 경쟁 심화로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핵심 수익성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은 하락추세가 뚜렷하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1분기 NIM은 1.71%였지만 이후 지속하락해 올해 1분기 1.56%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61%에서 1.41%, 하나은행은 1.55%에서 1.39%, 우리은행은 1.52%에서 1.38%, 농협은행은 1.78%에서 1.70%로 각각 NIM이 하락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25bp(0.25%p) 기준금리 인하는 이론적으로 대형은행의 NIM에 평균 마이너스(-) 3bp 내외의 영향을 준다"며 "이자이익 감소분은 평균 64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3월 한국은행의 빅컷(Big Cut·큰 폭의 금리인하) 이후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1∼0.4%p 내린 뒤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로 수신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런 측면은 잇다. 수익성만 생각해 예금금리를 내렸다 고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심 어느 한 곳이 먼저 총대를 메고 금리를 내렸으면 하는 분위기도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등 도입으로 주거래은행 개념이 사라지면서 고객들의 거래은행 이동도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은행들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긴 쉽진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예·적금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수신금리를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인하 시기가 다소 뒤로 밀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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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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