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클럽→물류센터 다음은.."모이는 곳은 다 위험"

이상학 기자 입력 2020. 5. 30. 08: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마스크 식당·등교개학 학교·에어컨 사무실' 뇌관
전문가 "수익·효율보다 안전..방심 말고 긴장 유지"
경기도 부천시 소재 쿠팡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28일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 2020.5.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이가 한 풀 꺾이는 듯 했으나 최근 '이태원 클럽 사태'와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 등으로 급증하며 다시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콜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과 이번 사태를 보면 좁고 밀폐된 공간에 다수가 모여 크고 작은 접촉이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근거로 전문가들은 향후 식당, 학교, 학원, 사무실 같은 곳들이 차기 소집단 감염의 경로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29일 일일 확진자 수는 58명으로 이틀 연속 50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날 확진자는 서울에서 20명, 경기 20명, 인천 18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구와 같은 지역감염 우려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태원 클럽 사태 이후 'n차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불특정 장소에서도 언제든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어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정부도 택시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으면 승차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콜센터와 물류센터 등 좁은 공간에 여러 명이 붙어있는 사업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으나, 날이 더워지면 에어컨이 가동돼 비교적 인구 밀도가 낮은 사무실이나 카페도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물류센터 뿐 아니라 사람이 많은 사업장은 다 문제가 된다"며 "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장소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는 식당도 코로나19에 취약한 장소다. 이번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의 첫 확진자도 부천의 한 뷔페를 다녀온 이력이 있다.

천 교수는 "이태원 클럽이나 유흥주점도 위험하지만 대부분 사람이 가지는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위험이 높은 곳은 식당"이라며 "직장인이나 젊은 분들은 점심과 저녁을 밖에서 많이 해결하는데, 식당은 굉장히 밀집돼 있고,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등교개학이 시작된 학교나 학생들이 많이 찾는 학원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강의를 하는 곳이나 학원 같은 장소도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좋은 장소"라며 "이를 예방하는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위생 수칙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안 지켜지는 곳을 찾아 선제적으로 막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 교수도 "날이 더워졌는데, 교실에서 에어컨을 켜면 위험하다. 수업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서 가능하면 식사시간을 없애면 좋겠다"며 "저학년생에게 돌봄을 지원해주고, 꼭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 분들에 대해서만 등교개학을 하고 나머지는 온라인 수업으로 돌렸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안전을 위한 투자와 환경 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1월부터 약 4개월이 지나면서 국민들이 안일해지면서 개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데 있어 느슨해졌다"며 "좁은 장소와 다중이 모이는 장소를 자주 찾고, 비말이 발생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는 정말 잘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속도, 수익, 효율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안전이나 감염 유행을 막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게 코로나19가 주는 메시지"라며 "투자를 하지 않고 기존의 것들로 적당히 예방해볼까 하는 생각으로는 안 된다. 과거보다 불편하지만 공간을 넓히고, 밀도를 낮추는 등 안전한 시설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뉴노멀'이라는 게 방역과 안전에 투자하라는 것"이라며 "뉴노멀이라는 용어만 사용하지 말고 교훈을 잘 받아들여서 안전을 더 중요시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shakiro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