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발 수도권 대유행 우려..정부 '렘데시비르' 긴급수입
안전모부터 사무용품까지…코로나 배양접시 된 물류센터
부천 쿠팡 물류센터발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가운데 방역당국이 해당 물류센터의 근무자들이 사용하는 안전모부터 사무용품까지 곳곳에서 바이러스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부천 쿠팡 물류센터 내 작업장, 휴게실, 락커룸, 엘리베이터 등에서 67건의 검체를 확보해 PCR 검사를 진행한 결과 2층 작업장에 있는 안전모에서 양성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2층 작업 스테이션에서 사용한 노트북, 키보드, 마우스 등 주로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사무용품들에서도 양성이 나왔다.
정은경 본부장은 "이게 의미하는 것은 감염자의 비말이 환경에 묻어있다가 손 접촉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전파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환경검체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고 해서 전염력이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환경검체에서 양성이 나왔다는 것은 유전자 검사에서 일단 양성이 나왔다는 것이지 다 살아있는 바이러스, 그러니까 전염력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유전자 검사의 CT값이라는 바이러스의 농도를 보는 수치가 그렇게 높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환경이) 오염이 된 적이 있다는 것이어서 배양검사를 해봐야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검사 때까지) 생존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의 흔적이 있다는 것은 여러 사람들이 쓰는 공용 물건을 통해서 감염이 전파가 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물질 오염에 의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제 브리핑에서 신발이라고 말한 것은 잘못된 전달이라 정정한다"며 "검사 결과가 바뀌거나 한 것은 아니고 전달이 잘 못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9일 기준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누적 확잔자는 102명이다. 경기도 42명, 인천 41명, 서울 19명 등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처럼 수도권 연쇄감염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증환자 치료 효과를 보인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를 치료제로 긴급 수입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용승인이 나는대로 길리어드로로부터 물량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중앙임상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식약처에 렘데시비르의 해외의약품 특례수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선 28일 열린 중앙임상위원회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으며, 대체할 항 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학적으로 렘데시비르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데 따른 결정이다.
정 본부장은 "렘데시비르의 정식허가 절차가 진행되지는 않기 때문에 긴급하게 약품을 도입하려면 식약처에 해외의약품 특례수입을 요청해야 한다"며 "식약처는 특례수입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인정하게 되면 질본이 특례로 수입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약처에서 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서 특례수입을 허락할지 말지에 대한 판단을 한다"며 "특례수입이 인정되면 수입품목에 대한 허가신고 절차 생략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미국 국립보건의료원(NIH)은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위약(가짜약)을 투여한 결과 위약군에 비해 렘데시비르 투여군에서 회복 기간이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됐다는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는 렘데시비르의 효과에 관해 한정적이라는 판단을 내려왔다. 그러나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계기로 기류가 바꼈고 중앙임상위원회가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긴급수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정 본부장은 "중앙임상위는 경증이 아닌 폐렴이 있고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도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하는게 필요하다고 (의견을 줬다)"며 "적응증에 대한 대상을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일단 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약기간은 5일 정도로 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서 5일 정도를 연장해서 투약하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프로토콜을 만들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그런 의견을 줘서 관련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신속하게 자가격리와 검사를 수행하고는 있지만 젊은층이 많고 일용직 근로자가 여러 곳에서 업무들을 동시에 하고 있어 활동범위나 노출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며 "다행히 가족 이외 다른 대규모 추가전파가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검사와 모니터링이 진행 중인 사이트가 많아 지역사회 연쇄전파의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 학원강사와의 연관성과 관련해선 진행하고 있는 조사가 마무리돼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했던 1명이 이태원 클럽과 연관된 라온파티 돌잔치를 다녀온 사례가 있고, 이 사람의 발병시기가 상당히 빠른 편"이라면서도 "현재 부천에서도 또 다른 유행들이 진행되고 있어 이런 유행이 유입됐는지, 아니면 이 사람으로 유행이 증폭된 것인지 전수 검사와 발병일시, 전파경로 등을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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