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천 참사 한 달..'발주처 공정 관여' 정황
<앵커>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38명이 숨진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사고 원인도, 책임도 규명되지 않았는데 유족들은 원청인 '한익스프레스'의 책임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업체가 공정에 관여했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박재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참사 당일 완공을 10% 정도 남긴 창고에서는 9개 업체 직원들이 동시에 각 층에서 막바지 작업을 했습니다.
유족들은 원청인 '한익스프레스'가 완공을 서두르면서 무리하게 작업이 진행됐고, 이 과정에서 불이 난 것은 아닌지 진상 규명을 요구했습니다.
한익스프레스는 공사와 안전 관리 책임은 시공사와 감리사에 있다는 입장인데, 한익스프레스도 공사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한익스프레스 관계자가 현장 회의에 계속 참여했고 일정도 조율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입니다.
[공사 관계자 : 현장에 (한익스프레스 측) 담당이 있죠. 일주일에 한 번씩 공정 회의가 있으니까 와가지고. (참사 날 회의에도) 있었어요. (회의에서) 1번이 아니고 1번보다는 2번을 먼저 해줘야 하지 않겠냐. 그다음 주에 가면 한다고 했던 게 다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잖아요. 또 그거에 맞춰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참사 1주일 전부터는 도장과 공조, 배관 공사 인력이 대거 충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 : (참사 당일에) 전화해서 집으로 오냐 그랬더니, 이쪽에서 빨리빨리 재촉을 해서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사고 한 달이 지나도록 원인도, 책임도 규명되지 않자 유족들이 청와대 앞에 섰습니다.
[박강재/한익스프레스 이천 화재 유족 공동대표 : 왜 이번에도 똑같은 화재로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했는지, 왜 노동자들이 똑같은 참사를 당해야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경찰은 무리한 공기 단축이 사고에 영향을 준 것인지, 또 원청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설민환, 영상편집 : 전민규)
박재현 기자repl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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