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회 백상]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물과 감동 자아낸 ★역대소감

황소영 2020. 5. 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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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매년 백상예술대상에는 눈물과 감동을 자아낸 스타들의 수상 소감이 함께한다. 때론 소신 넘치는 모습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묵직하게 전할 때도 있고, 때론 유머와 재치로 웃음을 안기곤 한다. 특히 삶의 연륜이 묻어져 나오는 수상 소감은 대중의 가슴을 울컥하게 만든다. 이는 그 어떤 것보다 벅찬 감동을 선사한다. 올해 시상식에도 잊지 못할 역사의 순간이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6회 백상예술대상은 6월 5일 오후 4시 50분부터 경기도 일산 킨텍스 7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 담은 소신 발언

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아가씨(2016)'로 영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배우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거론하며 "트로피 빌려줄 테니 몇 달씩 빌려가면서 갖고 있자"라고 농담을 던졌다. 당시 시상식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열렸다. 이에 박 감독은 "대선 투표를 할 때 성별·성 정체성·성적 지향 이런 걸로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그런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후보자가 누구인지를 고려해 달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소감은 영화계에서 두드러졌다. 앞서 4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화차'로 감독상을 받은 변영주 감독은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MBC 언론노조와 쌍용차와 재능교육에서 해고된 노동자들, 제주 강정의 시민들 등 세상을 바꾸기 위해 애쓰는 수많은 분들에게 두 시간이 위안이 된다면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행복하다. 더 뜨겁고 정교해져 올바른 세상을 만들려는 분들에게 위안이 되고 싶다"고 전한 바 있다. 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시나리오상을 받은 영화 '카트'의 김경찬 작가는 "고용 문제는 이념 아닌 생존의 문제다. 제발 좀 같이 삽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센스 넘치는 위트 소감

극에서 툭 튀어나온 줄 알았다. 드라마가 사랑받은 만큼 캐릭터의 특징을 살린 수상 소감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선사한 스타들이 있다. 5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대상을 차지한 배우 전지현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 천송이에 빙의, "별로 가지 않고 지구에 남아 준 도민준 씨, (김) 수현아 진심으로 고맙다"라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드라마 '도깨비'로 TV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배우 공유는 극 중 대사를 활용했다. "그대들과 함께여서 모든 시간이 좋았다"라고 발언하며 제작진 및 스태프에게 공을 돌렸다. 이듬해 드라마 '미스티'로 TV 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김남주는 "저 김남주는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연기로 시청자 여러분께 다가가겠다"는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다. 앵커 고혜란의 명대사를 활용한 위트 넘치는 소감이었다.

깊은 여운 감동 선사

영화 '명량'으로 5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에 이름을 올린 배우 최민식. 그는 묵직한 수상 소감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명량'이라는 작품은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 작품이다. 영화를 처음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던 그 시절의 내가 지금과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지를 떠올리며 부끄러웠지만, 조금이나마 남은 여백을 끈질기게 붙잡아서 지켜보겠다. 더 노력하고 좋은 작품으로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배우 송강호는 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밀정'으로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그는 "뛰어난 연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하게 편집돼서 단 한 장면도 나오지 못했던 어린 후배들이 있다. 이 영광은 그분들에게 바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33명의 단역 배우들이 '꿈을 꾼다'라는 특별 무대를 꾸몄고 현장에서 이를 본 송강호가 진심을 전했다.

작년 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역대급 수상 소감이 나왔다. 시상식이 끝난 이후에도 감동의 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로 TV 부문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배우 김혜자가 바로 그 주인공. 가슴 먹먹한 수상 소감을 남겼다. "혹시나 까먹을까 봐 대본을 찢어왔다"면서 엔딩 장면에 등장했던 내레이션 대사를 읊었다. 현장에 있던 후배 배우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안방극장에도 고스란히 그 감동이 전해졌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큼한 바람. 해 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 가지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당신은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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