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못 돼서?..이용수 할머니 '분노' 왜곡하는 여당 의원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사진)가 윤미향 당선인을 비판한 것을 두고 “국회의원이 되지 못한 배신감 때문”이라는 언급이 잇따르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위안부 피해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여당이 이 할머니와 윤 당선인 사이의 갈등을 부추겨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민희 전 의원은 28일 YTN라디오에서 “이 할머니도 지금보다 젊었다면 국회 진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지난 26일 “윤 당선인이 국회의원 되는 데 대한 이 할머니의 거부감이 납득이 안 된다”고도 했다. 이 할머니의 문제 제기가 윤 당선인의 국회 진출을 시기해 나온 것을 전제로 비판한 것이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도 27일 윤 당선인이 2012년 이 할머니의 국회의원 출마를 반대한 것을 들며 “할머니의 분노는 ‘내가 정치를 하고 싶었는데 나를 못하게 하고 네가 하느냐, 이 배신자야’로 요약할 수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우려가 나왔다. 설훈 최고위원은 CBS라디오에서 “이 할머니에 대한 안 좋은 얘기는 잘못됐다”고 했다. 한 의원은 “위안부 피해 운동 방식을 개선하자는 얘기가 본격화하는 상황에 양측을 이간질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여권 일각에서 확산하는 ‘배후설’에 “백 번, 천 번을 얘기해도 저 혼자밖에 없다”며 “나는 바보도 아니고 치매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CBS라디오에서 “저를 치매라고 했는데 치매 할머니를 끌고 다닐 때 그걸 몰랐느냐. 저는 치매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방송인 김어준씨는 2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왜곡된 정보를 누군가 할머니께 드린 건 아니냐”며 배후설을 제기했다.
이 할머니는 “(원문은) 내가 써서 (수양딸에게) 그대로 써달라고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7일 첫 기자회견 때 배석한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 사람은 기자를 데리고 오고 한 것뿐”이라고 했다. 2012년 윤 당선인이 비례대표 출마를 만류했다는 보도에는 “(윤 당선인이) 할머니가 하면 안 된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나이도 많고 하니까 안 된다고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심윤지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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