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가족회사 운영 골프장·호텔에 일감 몰아준 미래에셋

[앵커]

계열사를 통해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미래에셋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몰아준 일감의 규모가 4백억 원이 넘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 진입로 주변에 미래에셋 계열사 광고판이 눈에 띕니다.

2017년까지 이 골프장을 운영한 회사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그 가족의 지분이 90%를 넘었습니다.

사실상 박 회장 가족회사인데, 2015년부터 2년 반동안 그룹 계열사 11곳이 이 골프장에서 297억 원을 썼습니다.

해당 기간 매출의 70% 수준입니다.

고객 골프 접대는 물론 계열사 행사, 직원 연수, 카트 광고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회장 일가 회사를 챙겨줬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입니다.

[정진욱/공정위 기업집단국장 : "서울에서 2시간 정도 이동시간이 소요되는 블루마운틴CC의 경우 계열사 매출로 인하여 2013년 개장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계열사들은 또 회장 일가 회사가 관리하는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도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5년 10월부터 2년여간 133억 원에 이릅니다.

공정위는 이런 거래가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이 이뤄졌다며 시정 명령과 함께 43억9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다만, 박현주 회장에 대한 형사 고발은 하지 않았습니다.

[정진욱/공정위 기업집단국장 : "(박현주 회장의) 위법성 정도가 '지시'에는 이르지 않고 '관여'로서 /중대하다고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미래에셋그룹 측은 거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기업 경영권 승계 같은 특별한 의도나 계획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석민수 기자 (m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