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백만원 식당에 맡기고 간 시민..익명의 기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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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 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사례가 제주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받은 재난지원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소외계층과 위기 가정에 생계주거비, 교육양육비, 재해구호비 등 명목으로 전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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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 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사례가 제주에서 잇따르고 있습니다.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기꺼이 내놓는 이들을 방송뉴스에 담고자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다들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자랑하기 위해 기부한 게 아니다."라면서 말입니다. 비록 영상에는 담지 못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훈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이들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해보려고 합니다.
"보육원 아이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해주세요."
지난 23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회 정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고 모 씨는 본인의 SNS에 '천사의 방문'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시했습니다. 고 씨는 "저녁 장사를 막 시작하려는데 페친(페이스북 친구)인 여성 한 분이 한 손에 참외 한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고 씨는 이어 "재난지원금을 받았는데 뜻깊은 일에 쓰고 싶다면서 거금을 결제하고 갔다"며 "우리의 이웃이자 가족인 OO 보육원 전원에게 따뜻한 식사 한 끼를 제공하고 싶다면서 일정까지 나에게 위임하고 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보육원생 전원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한 적 있는 고 씨는 이 여성의 부탁을 받고 "한참 동안 멍했다"며 "아직도 세상은 따뜻한 온기가 있어 심장을 데워 주나 보다 싶어 울컥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고 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지역상권도 살리면서 기부도 할 수 있는 방식을 생각한 게 놀라웠다"며 "절대로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해서 차마 누군지 밝히진 못하겠지만, 천사의 방문을 알리고 싶어서 SNS를 통해 기부 소식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성이 고 씨에게 맡기고 간 돈은 재난지원금 최대 지급액인 100만 원으로, 고 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봉사단의 발길이 끊기면서 더 소외감을 느끼고 있을 보육원생들을 초대해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곁에 힘든 이웃 도와주세요."
코로나19 사태를 제주도민의 연대를 통해 극복하기 위해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개하는 '힘내라! 제주' 나눔캠페인 동참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캠페인을 전개한 지 약 한 달 만에 참여한 인원은 10명, 모금액은 950만 원으로 재난지원금 신청 과정에서도 기부를 결정할 순 있지만, 바로 곁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역에 기부한 겁니다.
서귀포에서 농기계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50대 부부는 "어려울 때일수록 주변의 이웃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재난지원금 50만 원을 안덕면사무소에 지정 기탁했습니다. 인터뷰를 한사코 거절한 이들 부부는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면서 저희도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다시 지역에 갚는 것일 뿐"이라며 "감사 인사를 받으려고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변에 농사를 짓거나 자영업을 하는 지인이 많은데 다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며 "이분들이 힘을 내고 잘 돼야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인 제주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한 부자(父子)도 4인 가구에 지급되는 재난지원금 100만 원에 사비를 더해 기부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도 경영 적자가 있었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면 당연히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뜻 기부의 뜻을 밝혔습니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받은 재난지원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소외계층과 위기 가정에 생계주거비, 교육양육비, 재해구호비 등 명목으로 전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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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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