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넷플릭스 등 OTT의 확장, 한국 영화팬들이 걱정할 이유는?
영화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 등 온라인 콘텐츠 스트리밍(online contents streaming) 업체들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습니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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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트리밍 업체의 콘텐츠 리스트에 들어갔다는 건 극장 스크린에선 다시 보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반대만 할 일은 아닙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온라인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트롤:월드 투어'는 지난달 미국에서 극장과 온라인에 동시 공개됐는데, 지금까지 무려 9,500만 달러(1190억 원)을 벌어 들였습니다. 2016년 극장에서 개봉된 전작의 3배 수준입니다.
톰 하디 주연의 '카포네'도 지난 12일 극장 개봉 없이 아마존 프라임과 아이튠즈에 공개됐습니다. 아직 매출은 250만 달러(30억 원)에 그치고 있지만,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온라인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영화사들, 그리고 콘텐츠 확보에 나선 스트리밍 업체들. 양측의 협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이뤄지고 있을 겁니다. 그럼 이런 상황이 우리 영화팬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첫 번째 걱정]은-당연하지만-국내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줄어든다는 겁니다. 특히 우수 작품들을 말하는 겁니다. 스트리밍 업체들이 A영화를 구매하면 그 영화의 해외 판권까지 가져가 버립니다. 그럼 우리 외화 수입배급사들은 한국 내 영화 배급권을 사올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스트리밍 업체들은 주로 실력 있고 유명한 감독과 배우들 작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입니다. 애플TV+의 그레이 하운드도, 넷플릭스의 익스트렉션도 한국 극장에선 볼 수가 없습니다.
위는 미국 내 스트리밍 업체 리스트입니다. 엄청나게 치열합니다. 다들 자신들의 오리지널 작품을 확보하려고 난리입니다. 가입자 수는 넷플릭스가 1억 830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아마존 프라임도 1억 5000만 명이나 됩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디즈니+는 불과 6개월여 만에 가입자 5450만 명을 확보했습니다. 워너미디어 계열 HBO맥스는 얼마 전 월 11.99달러짜리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넷플릭스 가입자를 빼앗아오려는 겁니다. NBC유니버셜 계열 피콕(peacock)은 국내 스트리밍 업체 웨이브(WAVVE)와 손 잡고 한국 지상파TV 콘텐츠들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영화들이 스트리밍 업체에게 넘어갈 겁니다. 여기서 [두 번째 걱정]은 이들의 계약 방식입니다. 스트리밍 업체들은 영화를 구매한 뒤 영화사 측에 수익금을 전혀 나눠주지 않습니다. 시청 재생 횟수에 따라 부가판권 수익을 나눠주는 국내 IPTV VOD 서비스와는 다릅니다. 영화사들의 대박 흥행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저 TV 속 '인기' 영화들로만 기억되겠죠.
국내 영화사 리얼라이즈의 원동연 대표(신과 함께 시리즈 제작)는 어제(26일) 개인 SNS에 "영화 창작자들은 코로나 이후에 각종 OTT(스트리밍 업체)로 영화 배급처를 전환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온라인 배급으로 제작비를 회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트리밍 업체에 영화를 제값 받고 넘기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영화 비즈니스가 결국은 극장 관람 수익을 기반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1000만, 1500만 극장 관객의 수익으로 더 크고 더 대담한 작품에 도전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미 '영화는 극장에서..'라는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만난 한 외화배급사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 기자, 요즘 60,70인치 TV 엄청 많이 산데..코로나19가 끝나도 영화 그냥 TV로 볼 사람들이 늘어날 거야..." 다음 달 1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준비한 영화 6000원 할인권 133만 장이 극장 체인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됩니다. 스트리밍 업체가 아무리 강해져도 슬기로운 영화 생활의 시작은 극장에 가는 것부터 시작되지 않을까요?
최호원 기자bestig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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