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 휘날리며.. 롯데 불펜엔 '삼손'이 있다

김배중 기자 2020. 5.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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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에는 부끄러운 별명이 있다.

'롯데시네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구원진은 롯데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전문가들은 '모든 조건이 잘 맞아떨어진다면'이라는 전제를 붙여 롯데를 다크호스 후보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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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마무리 변신 김원중
김원중, 1승 2S ERA 1.08 뒷문 잠그며 7회까지 앞선 7경기서 모두 승리
9승8패 6위지만 2위와 2경기 차
개막 5연승 돌풍 재현할 수호신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9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올 시즌 머리를 기르고 소방수로 보직을 바꾼 그는 지난 시즌 무너졌던 롯데 불펜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롯데 제공
프로야구 롯데에는 부끄러운 별명이 있다. ‘롯데시네마’다. 꼴찌로 내려앉은 지난 시즌 기록한 93패(48승 3무) 중 35패가 역전패. 웬만한 영화 이상으로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일이 잦자 수년 전 붙은 이 별명이 자주 언급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구원진은 롯데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전문가들은 ‘모든 조건이 잘 맞아떨어진다면’이라는 전제를 붙여 롯데를 다크호스 후보로 꼽았다.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5강권으로 꼽는 이는 드물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베일을 벗은 롯데의 뒷심은 예상외로 강하다. 개막 5연승 돌풍을 일으킨 뒤 한때 4연패에 빠지며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지난 주말 강팀 키움과의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는 등 25일 현재 9승 8패로 5할 승률을 넘는다. 2위 LG(11승 6패)와 2경기 차인 6위다. 2015시즌에 데뷔해 선발로 뛰던 김원중(27)의 마무리 변신이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시즌 롯데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은 4.93으로 리그 5위다. 하지만 ‘필승조’로 구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올 시즌 7회까지 롯데가 앞선 7경기에서 롯데는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주요한 고비마다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1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하며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24일 키움전은 김원중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2-0으로 앞선 9회초 승리를 지키러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볼넷 2개를 내주는 등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키움도 대타 카드를 꺼내들며 김원중을 압박했다. 하지만 긴 머리를 한번 휘날리며 숨을 고른 김원중은 마지막 타자로부터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 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키움과의 대결에서 롯데가 거둔 2승은 모두 김원중의 손끝에서 결정이 났다.

김원중은 올 시즌을 앞두고 머리 스타일을 장발로 바꿨다. 1990년대 LG의 뒷문을 지킨 야생마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49)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스스로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제이컵 디그롬(32), 노아 신더가드(28·이상 뉴욕 메츠)가 긴 머리를 휘날리며 던지는 모습이 멋있어서 바꿨다고 한다. 올 시즌 김원중은 마무리에 어울리는 듬직한 모습을 보이며 지난해 이대은(31·KT)이 선점한 ‘훤칠한 장발 마무리’ 이미지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일본 야구용품 브랜드인 미즈노와 용품 후원 계약을 맺었다. 실력뿐 아니라 상품성도 인정받은 셈이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마운드를 지키는 그의 모습을 올가을에도 볼 수 있을까.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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