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서서히 드러나는 윌리엄스의 색, '실내 훈련'의 의미는?

배영은 2020. 5. 2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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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 선수단의 체력 관리를 위해 실내 훈련을 택한 윌리엄스 KIA 감독. KIA 제공

"내 경험상 실내 훈련은 체력 안배에 큰 도움이 된다."

맷 윌리엄스(55) KIA 감독이 시즌 초부터 선수단의 체력 관리를 위한 묘안을 동원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이 택한 첫 번째 방법은 '실내 훈련'. 버스를 타고 새벽에 이동해야 하는 KIA 선수단이 최적의 컨디션으로 장거리 원정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그라운드 훈련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실제로 KIA 선수단은 주말 원정 3연전 마지막 날인 24일 인천 SK전에 앞서 실내에서만 경기 전 훈련을 소화했다. 투수들만 외야에 나와 웜업을 했을 뿐, 그라운드에서 진행돼야 할 타자들의 타격·주루·수비 훈련은 생략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23일과 24일 이틀간 실내 훈련만 소화했다"며 "지난 21일 광주 홈 경기를 마친 뒤 22일 새벽에야 인천에 도착했기 때문에 체력 안배 차원으로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전 롯데)와 트레이 힐만(전 SK)의 뒤를 잇는 역대 세 번째 외국인 감독이다. 한국에서는 처음 감독이 됐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베테랑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다. 워싱턴 지휘봉을 잡고 무려 179승 145패를 쌓아 올렸다. 무엇보다 빅리그에서 다섯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골드 글러브와 실버 슬러거 수상 경력도 있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빅리그 시절 '강한 리더십'으로 주목 받았던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최대한 편견 없는 눈으로 훈련 모습을 차분하게 지켜본 뒤 시즌을 구상하고 옥석을 가렸다. 예전 명성대로 취임 직후부터 강한 정신력과 공격적인 마음가짐을 강조했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한 휴식을 강도 높은 훈련만큼 중요하게 고려하면서 능숙한 '밀고 당기기'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경험상 인천은 이동거리가 가장 긴 지역 가운데 하나라 첫 날보다 오히려 선수들이 도착 다음날과 그 다음날 더 피로를 많이 느끼는 것 같더라"며 "첫날인 22일 경기는 새벽녘에 도착해 자연스럽게 기상 시간이나 식사 시간이 뒤로 밀리면서 경기 전 정상 훈련이 가능했지만, 이틀째부터는 일부러 실내 훈련을 택했다"고 했다. 23일 토요일 경기가 오후 5시, 24일 일요일 경기가 오후 2시에 열려 주중 3연전과 달리 선수들의 경기 준비 루틴이 달라지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은 또 실내에서 진행하는 훈련이 그라운드 훈련보다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되는 이유도 설명했다. "실내 훈련에는 땅볼 수비 훈련이나 베이스 러닝이 포함되지 않아 선수들이 다리에 느끼는 피로도가 훨씬 적고, 치료가 필요한 선수들은 치료를 받을 시간이 더 늘어나 관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나 역시 (평소처럼) 계단을 오르내리는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24일 오전 비가 온 탓에 뛰지 못해서 그 점이 아쉽다. 내 다리에도 체력 안배가 필요한 것 같다"고 농담을 덧붙였다.

KIA는 롯데와 주중 3연전을 모두 이기고 SK와 주말 3연전에서도 먼저 2승을 따냈다. 윌리엄스 감독 부임 후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한 주를 보냈다. 선발 투수들은 호투 릴레이를 펼쳤고, 타선은 갈수록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개막 직후 좀처럼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아 고민이 깊었던 윌리엄스 감독도 서서히 팀 운영에 확고한 자신만의 색을 입히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발진 전체가 잘하고 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우리 불펜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줘서 아주 만족스럽다"고 칭찬하면서 "이전 경기에 대한 레퍼런스가 개인적으로 많지 않아 직접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당장 눈앞의 경기에 최선을 다한 뒤 게임이 끝나면 그 결과는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연승이 이어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KIA가 지금의 안정감을 시즌 끝까지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이 매 경기 최상의 몸 상태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라인업을 늘 고민하고 있다"며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좋은 플레이를 하는 것이고, 지난주는 선수들 모두 그런 면에서 아주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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