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고가품 매장과 4만 원짜리 신발..코로나 '양극화'

전현우 2020. 5. 24. 21: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고들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장사를 접은 영세상인들, 재난지원금에 의지해 불안한 일상을 버티는 서민들이 있는 반면, 백화점 명품 매장, 고급 아파트 분양 모집에 몰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소비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전염병이 우리 사회 부의 양극화를 드러냈다는 얘기입니다.

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동대문의 한 의류 시장, 곳곳이 천막으로 닫혀 있고 아예 폐업한 곳도 있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빽빽하게 적었던 매출 장부지만 올해는 반 장도 채우기 힘듭니다.

[한영순/동대문시장 상인 : "2월·3월은 아예 매출이 꽝이었어요. 한두 건 온라인 매출 건이었고요. 장터에는 사람들이 아예 안 나왔어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받은 40만 원이 이 할머니에겐 얼마나 요긴한지 모릅니다.

월세로 20만 원 썼고 병원비 10만 원, 남은 10만 원은 먹을것을 사고 4만 원짜리 신발 한 켤레 장만했습니다.

[정순혜/서울 영등포구 : "작정하고 샀어요. 부식비 좀 모자라도 꼭 사고 싶었으니까 신발은 꼭 있어야 하니까..."]

재난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티지만 몇 개월째 일자리가 없으니 미래는 막막합니다.

[김성식/서울 영등포구 : "내가 놀고 있는 지가 한 70일, 80일 가까이 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안 쓴다 그런 식으로 하면 나갔다 돌아오고 그러다 보면 사람이 누추해져요."]

코로나로 인해 모두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한 백화점 수입 고가품 매장에는 수십 명이 줄을 섰습니다.

곧 가격을 올린다는 소문이 돌아서 사람들이 몰린 겁니다.

이 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수입 고가품만 따로 보면 3월만 제외하고는 매출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백화점 직원/음성변조 : "이거 2개가 들어오면 2개 때문에 고객님 열 분은 예약을 하고 가세요."]

이 아파트는 분양가 15억 원이 넘어 대출을 받을 수 없지만, 세 가구만 분양 모집하는 데 26만 명이 몰렸습니다.

코로나가 불러온 경제 위기는 부의 양극화라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더 극명하게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전현우 기자 (kbsni@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