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라모스, 끝내기 만루포 치고도 묵묵히 돈 이유는 [스경X인터뷰]

잠실|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20. 5. 2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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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9회말 1사 만루. LG 라모스가 만루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 연합뉴스

LG 외인 타자 라모스(26)가 짜릿한 끝내기 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라모스는 24일 잠실 KT전에서 5-7로 따라붙은 9회말 1사 만루 때 KT 김민수의 5구째 슬라이더(131㎞)를 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LG 팀 사상 2번째 끝내기 역전 만루홈런 기록이다. 첫번째 기록은 이름이 같은,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2009년 4월 10일 두산전에서 때린 바 있다.

라모스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빅찬스였고 투 스트라이크로 몰려 있던 상황이어서 때릴 수 있는 공에 집중하고 있었다. 잘 대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진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딱히 바뀐 것 없다. 야구는 매일 3안타를 칠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매일 루틴에 집중하고 있다. 오늘은 주자가 쌓인 상황이 있었고 보다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매 타석에서의 집중이 끝내기 홈런을 치고도 별 세리머니 없이 묵묵히 베이스를 도는 라모스를 만들었다.

끝내기 만루홈런을 때리도고 묵묵히 베이스를 돈 라모스는 “타석에서 투수와의 상대에 집중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별 표정이 없었던 것 같지만, 속으로는 엄청 기뻤다”며 “그래도 홈에 들어올 때 점프슛 세리머니는 했다”며 웃었다. 끝내기 만루홈런은 라모스 야구인생 첫 기록이기도 하다. 라모스는 “끝내기 홈런도, 만루홈런도 있었지만 끝내기 만루홈런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LG 팬들에게도 이런 외인 타자는 처음이다. LG는 오랫동안 ‘거포 외인 타자’를 찾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LG 외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2009년 기록한 26홈런이다. 라모스는 팀 17경기만에 벌써 홈런이 7개로 단독 1위다. 단순 계산으로 홈런 59개가 가능한 페이스다.

라모스의 목표는 홈런이 아니다. 라모스는 “타석마다 정확한 타격을 위해 노력한다. 홈런이 아니라 팀 승리를 노린다”고 말했다. 끝내기 홈런 상황에서도 “잘 맞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잡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홈런이 아니더라도 안타가 되면, 우리 팀 주자들이 빠르기 때문에 적어도 동점까지는 갈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계산을 하다보니 오른손으로 더그아웃 한 번 가리켰을 뿐 요란한 세리머니가 없었다. 다 돌고 나서, 팀 승리가 확인된 뒤 동료들을 향해 헬멧을 농구공처럼 집어던졌고, 생수 세리머니 속으로 뛰어들었다.

경기가 끝난 뒤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는 라모스를 지켜보던 LG 정근우가 한 마디 했다. “저 친구, 오늘 진짜 잘 생겨 보이네”

잠실|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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