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서 뭘 조정했나..거듭되는 오심, 심판 불신의 시대

뉴스엔 2020. 5. 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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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아쉬운 판정이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한 번 문제가 됐던 심판조다.

LG 트윈스는 5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LG는 9회 터진 로베르토 라모스의 끝내기 역전 만루포로 9-7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들은 선수가 아니었다. 심판들이었다.

LG는 3회말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득점을 놓쳤다. 1사 1,3루 상황에서 유강남이 우익수 방향 깊지 않은 뜬공 타구를 날렸다. KT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공을 잡았지만 3루 주자 정근우가 빠르게 태그업했다. 정근우는 간발의 차로 홈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정근우의 득점은 곧 취소됐다. KT 배터리가 3루에 공을 던지며 태그업이 빠르지 않았느냐는 어필을 했고 이기중 3루심은 정근우에게 아웃을 선언했다. 하지만 중계방송에는 정근우가 로하스의 포구 후 3루 베이스를 떠나는 느린 화면이 몇 번이고 나왔다.

LG 류중일 감독은 벤치에서 나와 항의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태그업은 비디오판독 대상이 아니었기에 LG는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정근우는 6회말 다시 한 번 오심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이닝 선두타자로 나서 내야안타로 출루한 정근우는 2사 후 2루를 훔쳤다. 김준희 2루심은 최초 아웃을 선언했지만 정근우는 적극적으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약 2분의 비디오판독 후 판정은 번복됐다. 정근우의 손이 빨랐던 것. 느린 화면으로는 손쉽게 확인이 가능했다. 두 번이나 오심이 나온 것이다.

7회초에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KT 조용호가 1-2루 사이로 향하는 땅볼 타구를 날렸고 LG 1루수 김용의가 공을 건져 투수 진해수에게 토스했다. 진해수가 베이스를 제대로 밟지 못했고 조용호는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진해수 본인도 발이 떨어진 것을 느꼈고 토스한 김용의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명백한 수비 실수였다.

하지만 LG 벤치에서는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당연히 번복은 없었다. 1루 베이스와 가까운 1루 덕아웃에서 지켜본 LG 벤치가 진해수의 실수를 모를 리 없었다. 이는 판정을 뒤집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심판 판정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항의의 표시에 가까웠다. 심판진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것이다.

이날 경기 심판조(최수원, 이기중, 장준영, 원현식, 김준희 심판원)는 이미 한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들이다. 한화 이용규의 스트라이크 존 '작심 발언' 때 2군으로 향해 '조정기간'을 거친 심판조가 바로 이들이다.

징계가 아닌 조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KBO는 지난 19일 이들을 11일만에 1군에 복귀시켰다. 하지만 복귀한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오심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무관중 경기로 인해 집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팬들은 어느 때보다 심판 판정에 민감해진 상태다. '직관'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장면들도 중계 화면, 느린 그림으로는 아주 잘 보인다. 뿐만 아니라 야구를 보는 팬들의 눈높이 역시 계속 올라가고 있다.

KBO 역시 이를 의식한듯 논란을 일으킨 심판들을 적극적으로 2군으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2군에 다녀온 심판들이 다시 오심 논란 중심에 섰다. KBO가 심판진의 2군행을 '징계'라고 부르든 '조정'이라고 부르든 과연 실효성이 있느냐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심판도 사람이고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가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문제가 있다. 의도된 것이 아니라면 반복된 실수는 실력이다. 결국 심판진의 '자질 논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올시즌 KBO의 행보를 보면 이 심판조는 다시 2군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2군에서 뭘 어떻게 얼마나 조정하는지는 당사자들 밖에 모른다. 심판들이 2군에서 확실히 '조정'을 마쳤다는 것을 현장의 선수단과 지켜보고 있는 팬들에게 증명할 방법은 단 하나, 정확한 판정 뿐이다.

거듭되는 판정 논란 속에 KBO리그는 '심판 불신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사진=심판)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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