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형평성 없는 日 입국금지.."부모님 장례도 못 치러"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일본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 중인데, 이게 장기화되면서 특히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불편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재입국 기준이 명확치 않아 일단 일본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가 어렵고, 그래서 아예 출국을 못하는 상황이 되니, 고국의 부모님 장례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일본에서 10년 넘게 무역업을 해온 이광석 씨.
지난달 말, 한국의 어머니가 생을 마감했지만, 상주로서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선 예외적으로 입국이 허용되고, 격리도 풀리지만 문제는 돌아올 때였습니다.
[이광석/일본 사이마타현 : "일본 쪽에서 일단은 '예외가 없다', '무조건 (재입국이) 안 된다'는 방침을 듣고서 못 가게 됐습니다."]
일본이 입국금지를 단행한 건 지난 3월 9일부터.
두 달을 훌쩍 넘기면서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광석/일본 사이마타현 :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죄송스럽다는 말 밖에..."]
일본과 타이완, 양쪽에서 사업을 하는 이 30대 남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 주 타이완 주주총회에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데 재입국이 가능한지 여러 번 문의해도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결국, 가족을 남겨둔 채 지난 19일 일본을 떠났습니다.
[일본 거주 타이완인 : "일본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을 관광객과 같은 취급을 하는 게 이상합니다. 차별을 받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일본 정부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특별한 사정'의 기준이 뭔지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는 겁니다.
반면에 독일은 '장기 체류 외국인'에 대해, 호주는 '인도적 배려가 필요한 경우' 등으로 재입국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특별한 사정'을 적용받아 일본 입국이 허용된 한국인은 채 1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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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택 기자 (news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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