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허난성 사람은 안 뽑아요"..중국의 뿌리 깊은 지역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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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난성은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황허 문명의 발상지입니다. 또 '중원'이라 불리며 '천하의 중심'이었습니다. 뤄양과 카이펑, 정저우, 안양 등 중국 8대 고도 가운데 4개가 허난성에 있습니다. 하지만 "10명의 허난성 주마뎬시 사람은 9명이 사기꾼이고 나머지 한 명은 설계꾼이다. 9명의 허난 정저우시 사람 가운데 8명은 소매치기이고 나머지 한 명은 소매치기를 연습하고 있다. 8명의 허난 뤄양시 사람 중 7명은 강도이며 나머지 한 사람은 보초를 서고 있다"란 말이 1990년대부터 있을 정도로 허난성 사람에 대한 '사기꾼, 도둑'이란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됐고, 차별과 기피의 대상이 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5년에는 광둥성 선전시의 한 공안국은 '허난성 출신 사기 공갈범들을 척결하자'는 현수막을 길거리에 걸어 놓기도 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허난성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긴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선 허난성의 많은 인구와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제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농업이 주요 경제 기반이었던 허난성은 중국의 개혁 개방 시기 연안 지역에 비해 경제 발전에서 크게 소외됐습니다. 궁핍한 상황에 허난성 인구는 1억 명에 달하다 보니 중국 전역에 '농민공'으로 흘러 들어갔고 빈민층을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매치기나 사기꾼 등 범죄에 연루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또한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허난성에서 여러 범죄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1990년대 허난성에서 아스피린 등 유명 의약품의 가짜 상품을 제조해 대규모로 유통시킨 사건들이 발생했습니다. '짝퉁' 상품의 근거지라는 오명이 생긴 겁니다. 또 1990년대 많은 사람들이 매혈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되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하면서 허난성에 대한 이미지는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허난성 출신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사회문제까지 되면서 2002년에는 허난성에 대한 편견을 비판하는 책까지 나왔고, 리커창 중국 총리도 2000년대 초반 허난성에서 성장과 당 서기를 지내면서 허난성에 대한 지역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생각했습니다. 허난성 경제가 발전하면서 차별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이번 취업 차별 사건은 편견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드러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발병한 우한과 후베이 사람에 대한 차별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와 언론들이 지역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련의 사건들은 한번 뿌리 박힌 편견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송욱 기자songx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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