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나이트클럽' 확진자 파악 1등 공신..베트남 출신 귀화 경찰관

유재규 기자 2020. 5. 1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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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메리트나이트클럽'을 방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베트남 확진자의 신병을 확보하고 보건당국에 인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 베트남 출신 여성 경찰관의 공이 컸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잠적해 있던 베트남인 A씨(32)의 신병을 확보하고 보건당국에 인계한 경기 광주경찰서 소속 이보은(34) 경장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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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경기 광주署 소속..집단감염 또 다른 사례 막아
불법체류자 동포 설득해 인계..어렸을 때부터 경찰 꿈 가져
이보은 경장.© 뉴스1

(경기 광주=뉴스1) 유재규 기자 = '부천 메리트나이트클럽'을 방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베트남 확진자의 신병을 확보하고 보건당국에 인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한 베트남 출신 여성 경찰관의 공이 컸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잠적해 있던 베트남인 A씨(32)의 신병을 확보하고 보건당국에 인계한 경기 광주경찰서 소속 이보은(34) 경장이 그 주인공이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일 코로나19 집단감염 장소 중 이태원 소재 퀸클럽을 방문한 뒤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경기 부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검사를 받아 지난 1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2010년 국내에 왔지만 여전히 한국말이 서툴어 부천지역에 사는 지인의 도움으로 검체검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체 검사 당시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제외하고 이름을 거짓으로 기입하고 주소지는 적지 않았다. 이때문에 소재파악이 어려웠고 또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잠적해 버려 그를 추적하는데도 쉽지 않았다.

A씨는 불법 체류자였는데 코로나19 검사에 대해서 불법 체류자는 강제추방이나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 못해 잠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A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경기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것을 파악했지만 상세 주소를 몰라 그를 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경장은 "광주시보건소를 통해 A씨에 대해 사건을 접수 받았다"며 "베트남인이라는 그의 간단한 인적사항을 들은 후, 첫 번째로 가진 생각이 '그가 불안해 할 수 있어 우선 안심시켜야겠다'였다"고 말했다.

이 경장은 전화를 수차례 시도하면서 베트남어로 '불이익이 없으니 안심하고 경찰과 함께 검사를 받자'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수십통 보냈고, 그 결과 A씨와 연락이 닿았다.

A씨는 "양성판정을 받기 전, 기침도 나고 목이 칼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불법 체류자라는 것 때문에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잠적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곧바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격리조치 됐다.

이 경장은 "병원 입원 이후에도 A씨와 지속적으로 연락해 그가 궁금한 사항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가 완치될 수 있는지, 자신이 불법 체류자라는 점에 대해 처벌 받게 되는 지, 경기도 행정집행 규정 불이행에 대한 조치 등을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A씨의 역학조사에서 지난 10일 '메리트나이트클럽'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

만약 A씨에 대한 신병을 빠르게 확보하지 못했다면 경기 부천지역과 광주지역에서 집단감염의 또다른 사례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장은 "A씨가 많이 의지를 하고 있어 소통을 지속적으로 한다"며 "보건당국와 협업 속에서 사건이 잘 마무리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 경감은 어렸을 적 베트남에 있었을 때부터 줄곧 경찰의 꿈을 가졌다고 한다.

이후 지난 2005년 한국으로 건너와 공부를 꾸준히 했고 이주여성들의 어려운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다문화센터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에 있는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 등을 상담해 오면서 경찰의 꿈을 더 키웠고 그 결과 지난 2013년 경찰에 입문해 국내에 8명뿐인 베트남 출신 귀화 경찰관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경기 부천시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후 확진을 받은 베트남 국적 A씨(32·남)가 경기 부천 메리트나이트 클럽을 지난 9일 방문했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경기 부천 메리트나이트 클럽의 모습.2020.5.1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한편 이날 부천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일 오후 7시30분부터 11시까지 부천시 오정동에 위치한 지인 집에서 32명과 함께 밥을 먹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1시49분부터 이튿날 0시34분까지 메리트나이트클럽을 방문했고 호프집과 노래타운을 거쳐 부평역으로 이동했다.

A씨는 지난 12일 인후통 증상이 나타났으며 15일 부천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16일 확진 됐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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