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의혹', 말 아낀 민주당 지도부..속은 점점 타들어간다
핵심 관계자 "의혹 대부분 해명..진상 조사 계획 없어"
당내선 "사과로는 부족" 위기의식..'손절론'까지 제기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18일 윤미향 당선인 관련 의혹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한 것을 두고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이후 줄곧 “사실관계 확인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 고위 관계자들은 이날 일제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했고, 광주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 현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관련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지도부는 지난 7일 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의혹이 처음 나올 때부터 공식 발언을 삼갔다. 이해찬 대표는 1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대응하라”는 취지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엄중한 인식’을 공개 거론하자 발언 진의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당에선 지난 주말 경기 안성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관련 논란이 터져나오자 여론 지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금 관련 논란 국면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 것도 이 무렵이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이런 기류와 맞물려 당 대응에 대한 주목도를 키우고 있다. 윤 당선인 거취와 정의연으로 상징되는 위안부 피해자 운동의 진정성을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흐름이 감지된다. “정의연의 지난 30년간 위안부 피해 운동 대의가 윤 당선인 의혹으로 인해 흐려질 수 있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던 터였다.
당내에선 “아무리 정의연 내부 소통 문제에서 시작된 문제라곤 하지만 (윤 당선인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일부에서 “사과로는 부족하다. 더 해명해야 한다”(박범계 의원)면서 ‘윤미향 손절론’까지도 제기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윤 당선인 관련 보도를) 다는 아니지만 대체로 흐름은 알고 있다. 엄중히 보고 있다”고 한 것도 비슷한 위기의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도부는 ‘질서 있는 수습’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윤 당선인의 해명이 필요한 부분과 정의연 활동 전체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희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한 30년간의 운동은 윤 당선인 혼자 한 게 아니다. 운동에 대한 폄하와 모욕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여러 의혹 제기를 계기로 친일·반인권·반평화 세력의 부당한 공세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윤 당선인 사퇴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해온 지도부는 이날도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윤 당선인 관련 의혹이 대부분 해명되고 있다”며 “현재로선 (사퇴나 당 차원 진상조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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