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판 떼고 동상 치우고..그래도 많은 '전두환의 흔적'

이재욱 입력 2020. 5. 18. 20:16 수정 2020. 5. 1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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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전두환 씨가 쓴 대전현충원의 현판과 헌시비가 안중근체로 교체된다는 소식, 얼마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전 씨의 흔적, 특히 미화한 시설물들은 전국 곳곳에 참 많습니다.

이재욱 기자가 고발합니다.

◀ 리포트 ▶

전두환 씨가 대통령이던 1983년.

충북 청주에 만든 대통령 별장, 청남대는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있다 20년만인 지난 2천3년 민간에 공개됐습니다.

이때 광활한 규모도 놀라웠지만, 전 씨를 미화하는 각종 시설들이 세상을 더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17년이 흐른 현재.

전 씨의 흔적이 그대로인 가운데, 심지어 새로운 시설물까지 들어서있습니다.

5년 전인 지난 2015년, 청남대 산책로 중간에 전 씨의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예산 1억 4천만원이 들어간 동상 밑에는 '위민위향', "국민을 위하고 고향을 위한다"는 글귀가 새겨져있습니다.

'대통령 테마길'도 새롭게 조성했는데, 대청호와 맞닿은 1.5km 구간에는 '전두환 대통령길'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비난이 끊이지 않자 관리를 맡고 있는 충청북도는 최근 새 입장을 내놨습니다.

충청북도는 주민의견 수렴을 거친 뒤, 한두 달 안에 동상을 철거할 계획입니다.

'전두환 대통령길'이란 명칭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강성환/청남대 관리소장] "5·18 관련 단체에서 이의를 제기해 도정 자문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관련 법(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철거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전 씨가 퇴임 이후인 1988년부터 2년간 머물던 백담사.

전 씨가 지내던 방에는 '12대 대통령이 머물던 곳입니다'라는 안내판을 붙여놓고 전 씨가 쓰던 거울과 이불 등을 30년간 보관했습니다.

그러다 작년 12월, 전 씨가 12·12 군사쿠데타를 기념해 호화 오찬을 했다는 뉴스가 나온 뒤에야 치웠습니다.

전 씨의 고향인 경남 합천군의 일해공원.

전 씨의 아호를 딴 공원 이름은 친필 표지석과 함께, 계속되는 비판에도 꿈쩍하지 않고 14년째 버티고 있습니다.

또 전남 장성에 있는 육군 최대 교육시설 상무대엔, '호국의 종, 대통령 전두환 각하'라고 새겨진 이른바 '전두환 범종'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대놓고 미화하지 않더라도 은근히 전씨의 업적을 칭송하는 설치물들은 많습니다.

전 씨의 퇴임 직전 개관행사를 열었던 서울 예술의 전당엔 전씨가 자신의 필체로 '문화예술의 창달'이라고 새겨 넣었습니다.

또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학술원과 예술원에도 전 씨가 직접 쓴 기념비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조진태/5·18기념재단 상임이사] "5·18의 정신과 가치를 이후에 기념하고 기리기 위해서는 전두환의 잔재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에 명확한 선을 그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습니다."

40년간 치유되지 않은 아픈 현대사 속에서 적어도 전두환이란 이름 석 자를 기리고 칭송하는 부끄러운 흔적만큼은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한다는 애끓는 목소리가 30년 넘게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

(영상취재: 김경호(충북) / 자료협조: KTV·광주일보)

이재욱 기자 (abc@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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