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만명 이상 숨진 나라만 6개국..中에서 美·EU 거쳐 러·인도·남미 '강타'

박근태 기자 2020. 5. 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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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460만명 사망자 30만명 넘어..1000명 이상도 18개국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대시보드. WHO제공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460만명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사망자도 31만명이 넘는다. 러시아와 중남미, 중동,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하루 8만~10만명의 신규 확진 환자가 발생하고 획기적인 차단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전체 누적환자는 이달 중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글로벌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집계된 코로나19 환자는 472만77명, 사망자는 31만3216명으로 나타났다.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운영하는 코로나19 현황판에 나타난 환자수 463만2903명, 사망자는 31만1739명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통계 수집이 다소 늦은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게시판은 17일 오후 12시 현재 환자수는 443만4653명, 사망자는 30만2169명을 기록했다. 

전체 확진 환자의 4분의 3 이상이 미국과 유럽에서 나온 환자들이다. 단일 국가로는 미국이 환자는 150만명, 사망자는 9만명을 넘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가 됐다. 미국이 전체 환자수와 사망자에서 3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유럽은 환자수 190만명, 사망자는 16만5000명이 넘게 나와 지역으로 가장 큰 손해를 입었다. 

16일까지 통계를 잡은 월드오미터 기준으로는 미국에 이어 스페인이 27만6505명, 러시아가 27만2043명으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영국은 24만0161명, 브라질이 23만3511명으로 나타났다. AP 등 일부 외신은 브라질이 영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환자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그 뒤를 이탈리아 22만4760명, 프랑스가 17만9365명, 독일이 17만6247명, 터키가 14만8067명, 이란이 11만8392명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첫 발원지로 꼽히는 중국은 8만2947명으로 10위권 밖으로 나갔다.

사망자는 영국이 3만4466명으로 미국 다음으로 많다. 이탈리아는 3만1763명, 프랑스는 2만7625명, 스페인은 2만7563명, 브라질은 1만665명으로 사망자가 1만명 이상 나오 나라는 6개국으로 늘었다. 이외에도 벨기에와 독일, 이란, 캐나다 등 1000명 이상 숨진 나라도 18개국에 이른다.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는 인구가 100만명이 안되는 산마리노와 안도라, 신트마르턴을 제외하고는 벨기에(777명), 스페인(590명), 이탈리아(525명), 영국(508명), 프랑스(423명), 스웨덴(364명)의 순으로 이어졌다.

●美 전문가 "이달말까지 미국서 10만명 사망" 유럽 '英 스페인' 빼고 완화조치 

가장 많은 확진 환자와 사망자가 나온 미국에선 사망자가 이달 중 10만명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5일 자신의 트위터에 “CDC는 코로나19의 미국 내 사망자를 전망한 12개의 다른 예측 모델을 추적하는데, 11일 기준으로 모든 모델이 앞으로 수주간 사망자가 증가하며 6월 1일까지 누적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측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런 언급은 앞으로 2주간 약 1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더 발생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달 12일 워싱턴대 의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오는 8월 4일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14만7000명 나올 것이라는 수정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이 연구소가 내놓은 전망치인 7만2433명의 배가 넘는 수치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주(州)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을 완화하면서 환자와 사망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CNN에 따르면 17일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48개 주가 일부 소매점의 영업 허용 등 부분적인 경제 재가동에 나섰다. 

유럽 국가들의 대응은 극명하다. 유럽에서 최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0.75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감염시켰는지 나타내는 지수로 전퍄력을 판단하는 데 활용된다. 재생산지수가 1보다 작으면 사실상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기준이다. 하지만 확진 환자가 이어지고 있고 사망자가 계속해서 400명 안팎으로 나오면서 긴장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스페인 역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6월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지난 3월 14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국적인 이동제한과 상점 영업 금지 등의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가비상사태는 네 차례 연장되면서 애초 오는 24일 종료될 예정이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TV 연설을 통해 ”6월 말까지 단계적인 봉쇄완화에 나서기로 한 만큼 국가비상사태도 이에 맞춰 한 달 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1일부터 17개 지방 가운데 11곳에서 봉쇄완화의 1단계 조치를 시작했다. 소규모 상점들도 문을 다시 열기 시작했고 레스토랑과 카페는 야외 테라스만 수용 능력의 절반까지 고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수도 마드리드 일대와 제1의 경제도시 바르셀로나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강력한 제재가 가동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부 국가들은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였던 이탈리아는 내달 3일 주민 이동 통제를 완전히 해제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내 여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주(州) 정부와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 중이다. 중단된 해외 관광객의 이탈리아 입국이 내달 3일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문을 닫았던 독일의 음식점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독일에서 음식점 영업은 지난 3월 16일부터 배달을 하거나 손님이 직접 음식을 가져가는 경우만 가능했다. 연방정부와 16개 주 정부는 지난 5일 이달 안으로 음식점 문을 열기로 하고, 각 주가 시행 시기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16일 슬로베니아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종식을 공식 선언을 했다. 전체 인구가 207만명인 중유럽의 슬로베니아에서는 지난 3월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 1465명, 누적 사망자 103명이 보고됐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지난 2주 동안 신규 확진자가 매일 7건 이하로 발생했다며 코로나19 사태 종료를 선언했다.

핀란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닫은 학교를 다시 열고 일부 국경 통제를 완화했다. 핀란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시 열고 유럽 국경 간 자유 이동 체제인 솅겐 협정 가입국 시민이 일이나 기타 필수적인 사유로 입국하는 것을 허용했다.

가장 환자수가 급증하는 러시아에서는 이달 초부터 하루 확진 환자가 9000~1만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16일 하루 신규 환자가 9200명으로 보고되면서 1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아직 안심하기 어려운 단계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지 보건당국이 대규모 검진 검사를 하면서 대폭 늘어나고 있다. 검진 검사는 하루 동안 20만 건을 기록해 전체 검사 건수는 660만 건으로 증가했다. 주로 수도 모스크바와 그 일대,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중부 니줴고로드주에서 신규 환자가 이어지고 있고 전국적으로도 소규모지만 산발적인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환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0.93%로 환자가 전 세계 평균 치명률 6%보다 낮다. 러시아 당국은 이달 12일부터 전체 근로자 유급 휴무 해제 등 코로나19 방역 제한 조치를 일부 완화하고 지역별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당국은 상점 등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에서 마스크·장갑 착용도 의무화했다.

이탈리아 의료진이 음압형 들것으로 코로나19 환자를 이동시키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공

●우한 아닌 지역서도 집단감염

중국의 코로나19 확산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봉쇄 해제 한달 만에 집단감염이 일어난 후베이성 우한 일부 지역에 이어 집단감염이 보고된 지린(吉林)성 수란(舒蘭)시 전역을 봉쇄했다.

16일 연합뉴스가 중국 봉황망(鳳凰網)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린시 신문판공실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방역 기자회견을 열어 수란시에 대한 전 지역 봉쇄식 관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봉쇄 대상은 이 지역 1205개 촌, 아파트 1103개 동이다. 지린시 당국은 또 수란시를 출입하는 시외버스, 관광버스, 택시 운행과 외부 차량 진입도 전면 금지하고 지린시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은 48시간 이내 실시한 핵산검사 음성 판정 증명서를 소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이달 9일부터 6일간 6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우한시 둥시후구 창칭 거리 싼민 구역을 11일부터 14일간 봉쇄했다.  우한시는 지난달 3일 이후 신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같은 달 8일 봉쇄가 해제됐고 학교가 다시 문을 여는 등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17일 현재 중국 확진 환자는 8만2947명, 사망자는 4634명에 이른다. 

일본은 확진자 발생 건수가 주춤하고 있다. 일본 확진 환자는 1만6237명, 사망자는 725명으로 나타났다. 일본 하루 신규 환자는 15일 이후 이틀 연속 1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에 발령된 코로나19 긴급사태를 14일 대폭 해제했다. 현재까지 39개 현의 긴급사태가 해제됐고 도쿄도, 가나가와(神奈川)현, 사이타마(埼玉)현, 지바(千葉)현, 오사카부(大阪府), 교토부(京都府), 효고(兵庫)현, 홋카이도(北海道) 등 8개 도도부현은 긴급사태 선언이 유지되고 있다.

●중국→美·유럽→러·인도·남미로 확산하는 모양

코로나19 발생 초기 환자 발생 보고가 거의 없었던 국가들의 사태확산이 최근 크게 확산하는 추세다. 중국에서 확산된 코로나19의 쓰나미가 미국과 유럽을 강타한 뒤 이번에는 러시아, 남미, 인도 등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인도에서는 1월 30일 케랄라주에서 중국에서 돌아온 유학생이 첫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3월 하순 환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이를 막지 못하고 계속해서 환자가 늘고 있다. 인도 코로나19 환자는 9만648명, 사망자는 2871명으로 환자수에서 중국을 넘어섰다. 중국의 인구는 14억3900만명, 인도는 13억7800만명으로, 두 나라는 인구수로 세계 1위와 2위를 차지한다.

인도는 확산 억제를 위해 지난 3월 25일부터 '국가 봉쇄령'을 발동해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에 학교, 교통 서비스, 상업·산업시설을 모두 폐쇄하고 외출을 엄격히 금지했으나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중국과 교류 규모보다 초창기 환자수가 적게 나타났다.하지만 3월부터 환자수가 늘어나면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코로나19 환자는 1만725명, 사망자는 1089명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달 들어 매일 400∼600명씩 늘고 있다. 전체 섬나라인 데다가 인구 2억7300만명 가운데 검사를 받은 사람이 적고 유전자 증폭검사(PCR) 결과가 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역시 코로나19 확산사태는 심상치 않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아졌다. 사망자는 여섯 번째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상파울루주에서는 확진자 6만1183명, 사망자 4688명이 집계됐다. 상파울루주에서만 중국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숨진 것이다. 브라질 보건당국은 정식 보고된 코로나19 사망자 외에도 코로나19 유사 증세를 보이며 숨진 2300여명에 대해서는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근태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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