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 종말 오나..美 100년 기업도 코로나에 쓰러졌다

김성은 기자 2020. 5. 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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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년 역사의 미국 중저가 백화점 체인 'J.C. 페니'가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이달 들어서만 미국에서 4개 대형 소매 체인이 파산신청을 한 것으로 코로나19(COVID-19) 위기가 소매업 종말을 앞당긴다는 우려를 불러온다.

/사진=AFP

100년 이상 美 중산층 입혀온 JC페니, 코로나에 쓰러지다
/사진=AFP

지난 15일(현지시간)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JC페니가 이날 텍사스주 휴스톤법원에 '챕터11(미국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을 신청했다. '챕터11'은 우리나라 기업회생절차와 유사하다.

회사 측은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전환 계획에 대해 대부분의 채권자들과 합의하고 있다"며 "아직 발표되지 않은 846개 점포에 대한 폐점이 (향후 회생절차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문을 영구 폐쇄하진 않겠지만 고강도 구조조정이 예고된 셈이다. 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채권자들로부터 4억5000만달러(5537억원)를 추가로 빌리는 방안을 조율중이다.

JC페니는 1902년 설립된 백화점으로 1973년 전국에 20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다.

JC페니는 코로나19 확산 전에도 이미 고전중이었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고객들이 많아진데다 월마트 등 다양한 대형 할인점들도 우후죽순처럼 성장해 업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회사는 2011년 3억89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 대부분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소폭의 흑자(100만달러)를 기록했을 뿐 올해(2월 결산 기준)에도 2억6500만달러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아울러 지난 2월1일 기준 장부상 36억달러의 장기 채무를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지난달 15일 만기 도래의 부채 이자 상환, 또 지난 7일 만기 도래의 부채 이자 상환의 납기를 맞추지 못했음을 밝혔다.

외신에 인용된 최근 법원에 접수된 파산신청 서류에 따르면 약 86억달러의 총자산과 80억달러 이상의 총부채가 보고됐으며 회사는 현재 5억달러의 현금을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 솔타우 CEO는 "이번 팬데믹이 닥칠 때까지 우리는 개편 전략에 따라 회사를 재건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었다"며 "우리 노력은 이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지만 법원이 주관하는 절차를 통해 금융 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JC페니는 3월18일부터 전국 점포 문을 닫았고 경제 재개 조짐이 보이는 최근에야 41개 점포 문을 열었다. 이는 전체의 5%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美 4월 지표에서 드러난 최악의 소비심리…백화점 47%↓·의류점 89%↓
/사진=AFP

CNN에 따르면 JC페니는 이번 달 들어서만 파산 신청을 한 네 번째 전국 규모의 소매업체다.

지난 4일 '제이크루'가, 7일에는 고급 백화점 체인 '니만 마커스'가 지난 10일에는 주로 지방에 점포들을 갖고 있는 '스테이지스토어'가 파산신청을 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소매판매 급감이 결정타였다.니만 마커스도 113년 역사를 자랑한 곳이다.

15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6.4% 줄었다. 3월(-8.3%)의 두 배에 달하는 감소폭이었다. 1992년 통계 발표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감소율로 당초 시장이 예상한 -12.3%도 뛰어 넘었다. 그 중에서도 4월 백화점 매출은 47% 감소했고 의류점 매출은 특히 89% 급감했다.

다만 5월 들어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단 징후는 긍정적이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73.7로 전월 71.8(확정치) 대비 반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69.8(마켓워치 기준)도 웃돌았다.

한편 팬데믹 이후에도 소매업종이 혁신을 꾀하지 않는 한 생존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마케팅학과의 칼린다 우칸와 조교수는 "팬데믹 불황은 소비자들의 온라인 소매로의 전환을 가속화중"이라고 말했다.

UBS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소매점 폐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팬데믹으로 잘 자리 잡은 소매점과 고전하는 곳들 사이 격차는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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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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