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마주쳤는데 초등생 감염..CCTV에 찍힌 '무서운 코로나'

채혜선 2020. 5. 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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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구청 운동장에 마련된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한 학생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미추홀구청 페이스북]


서울 이태원 클럽에 갔었던 인천의 학원 강사로부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초등학생까지 번졌다. 이 초등학생은 학원 강사 확진자로부터 과외받은 중학생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태원 클럽→학원 강사→중학생→초등학생’으로 이어지는 3차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마주 본 시간은 1분으로 조사됐다.


학원서 마주 본 시간 '단 1분'

13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운동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받고 있다. 뉴시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A양(10)과 중학생 B양(13)은 지난 8일 송도의 한 학원에서 1분간 마주 보는 모습이 학원 폐쇄회로 TV(CCTV)에 찍혔다. 당시 A양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B양은 쓰고 있었다. 다만 이들이 당시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다고 인천시는 밝혔다. CCTV가 교실 전체를 크게 잡고 있고, A양과 B양의 체구가 작아 판독에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시 방역 당국은 학원 CCTV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학원 CCTV에는 A양이 B양이 머물렀던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도 잡혔다. 학년이 다른 이들이 같은 공간에서 다른 시간에 수업받은 까닭으로 풀이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B양이 앉았던 자리에 A양이 나중에 앉은 것”이라며 “앉아있던 시간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A양 옆에서 B양이 선생님과 대화”

고남석 인천시 연수구청장 페이스북. [사진 페이스북 캡처]


A양과 B양이 조금 더 오래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는 설명도 있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양은 B양과 같은 공간에서 스침이 있었다”며 “이때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 구청장에 따르면 A양과 B양은 30분 정도 같은 공간에 있었으며 A양이 앉아있는 자리 옆에서 B양이 서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했다. 당시 A양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A양은 지난 11일 복통 증상을 보였으며 14일 연수구 보건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한 결과 양성이 나와 인하대병원으로 옮겨졌다. B양은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양은 자신의 신분과 동선을 속인 인천 학원 강사 C씨(25)의 과외 수강생이기도 하다. B양의 쌍둥이 오빠(13)와 어머니(46)도 코로나19에 잇따라 감염됐다.

방역 당국은 A양의 부모와 동생 등 밀접 접촉자 3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하고 A양의 이동 경로를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써 학원 강사와 관련된 확진자는 학생 10명, 성인 5명 모두 15명으로 늘어났다. 관련 확진자 가운데 초등학생이 나온 건 A양이 처음이다. A양 등 C씨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는데도 확진 판정을 받은 ‘3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B양의 쌍둥이 오빠와 그 오빠를 가르친 또 다른 과외교사다.

C씨는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3일 서울 이태원 킹클럽과 포차(술집) 등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C씨는 초기 역학조사 때 학원 강사 신분을 숨기고 “무직”이라고 거짓말했고, “지난 6일 오후 6시에 귀가했다”고 주장했으나 심층 역학조사 결과 당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미추홀구 학원에서 강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시는 C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4일 미추홀경찰서에 고발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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