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처럼 줄 섰다" 봉쇄령 후 첫 오픈, 차 끌고 몰려온 곳

강기준 기자 2020. 5. 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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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Eat - 알면 '인싸' 되는 '먹는(Eat)' 이야기]
14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스타벅스가 두달여만에 처음으로 드라이브스루 영업을 재개하면서 수많은 차량이 몰렸다. /사진=로이터 통신.

"마치 뱀같이 줄이 늘어서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일부 식당들이 시범적으로 운영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영국 전역의 스타벅스, KFC, 버거킹 등 매장에는 수백미터, 심지어 몇 킬로미터에 달하는 자동차 대기줄이 생기는 특이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이를 두고 영국 데일리메일은 마치 뱀처럼 줄이 늘어섰다고 묘사했습니다.

이는 식당들이 대부분 배달이나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영업만 재개했기 때문인데요. 영국 정부가 지난 3월23일 전국 봉쇄령을 발동한 지 약 두달 만에 영업재개를 일부 허용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교통 혼잡을 빚었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날부터 영국 전체 매장의 15%에 해당하는 150개 매장을 열었고, KFC는 55개의 매장을 다시 열었습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맥도날드가 배달 서비스만을 재개하자 우버이츠 등 배달대행 기사들이 음식을 픽업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사진=로이터통신.

맥도날드는 이날 15개 매장을 열고 배달 업무만 시작했고 다음주부터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주문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밝혔는데, 맥도날드 런던점 앞엔 음식배달 기사들이 긴 줄을 서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배달대행 서비스인 우버이츠에 주문이 몰리며 한때 어플이 마비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은 주문이 너무 밀리자 1인당 25파운드(약 3만7500원)까지만 주문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손님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점원이 마스크만 쓰고 장갑은 착용하지 않는 모습들이 포착돼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도 나옵니다.

이번 조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10일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으로 5단계 경보 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겁니다. 경보 체제는 그린(1단계)부터 레드(5단계)까지 나눠지는데, 1단계를 적용해 지난 13일부터 시민들의 야외활동을 허용했습니다. 식당들은 이튿날부터 배달이나 드라이브스루 등 제한적인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식당의 완전 정상 운영은 3단계에서 가능한데, 이는 오는 7월은 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KFC 드라이브스루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보다 한발 앞서 미국에서는 20여개가 넘는 주정부가 손님이 매장 내 식사를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이미 손님맞이를 시작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수십쪽에 달하는 엄격한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하며 긴장 상태로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지난주부터 매장 문을 열기 시작해 6월초까지 미 전역 8900여개 매장의 90%가량을 영업재개 한다고 밝혔고, 버거킹, 파파이스 등의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레스토랑브랜드인터내셔널은 이번주 북미지역 1000여개 매장을 다시 열 것이라고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몇 주에 걸쳐 전국 100여개 점포에서 매장 내 식사를 시작한 맥도날드는 59페이지짜리 방대한 가이드북까지 만들며 영업 정상화를 준비 중입니다.

가이드북에는 직원은 최소 20초간 손을 씻도록 하며, 매 30분마다 매장 화장실을 사용할 것, 주문은 무인단말기로만 받을 것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매장 내 손님들이 원하는 만큼 따라마실 수 있도록 비치된 '셀프 탄산음료기'(soda fountain) 사용을 금지하거나 직원이 감시토록 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식당 영업을 재개하면서 문제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마스크도 끼지 않고, 거리두기도 실천하지 않은 채 그동안의 외출금지에 분풀이라도 하듯 매장에 몰리고 있고, 지난 6일에는 오클라호마주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점내 식사 거부를 당한 손님 2명이 화를 내며 총을 쏘기도 했습니다.

/사진=트위터 캡처.

게다가 맥도날드의 가이드북은 매 30분마다 화장실 청소를 비롯해 매장에 손이 닿는 부위를 모두 닦을 것을 요구하는 등 알바생들에게만 과도한 업무 부담이 지워진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습니다.

콧대 높은 스타벅스마저 미 점포 영업 재개를 밝히면서 건물주들에게 월세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시간이 갈수록 경제 전반을 짓누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직원이나 손님이 감염이라도 된다면 영업재개는 다시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맥도날드도 가이드북에서 "이번 영업재개는 '마지막 기회'"라며 신신당부 했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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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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