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54번 환자 사흘 동안 주점·볼링장 다니며 31명 밀접 접촉

코로나19 '수원 54번 확진자'인 대학생 A씨가 증상발현 전 사흘 동안 식당, 볼링장, 주점 등을 주로 심야에 이용하면서31명과 밀접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확진자가 다중이용시설인 볼링장을 방문한 데 이어 젊은이 다수가 밀집해 술을 마시는 주점에 머문 것이 확인되면서 수원시 보건당국은 집단감염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오늘(15일) 수원시가 공개한 54번 확진자 A씨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밤 인천 서구 14번 환자 등 친구 6명과 서울 홍대 주점을 방문한 뒤 11일 가래·인후통 증상이 발현돼 12일 검사를 받고 어제 확진됐습니다.

A씨는 8일 오후 9시 45분 친구 6명과 함께 수원시 정자3동 '펀 비어킹 수원정자 연꽃마을점'에서 술을 마신 뒤 걸어서 인근 '지슥이네 심야식당'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이어 자정 넘어 식당에서 나와 걸어서 '킹핀 볼링장'으로 이동해 새벽 2시 59분까지 볼링을 즐긴 뒤 귀가했습니다.

볼링을 치면서 흡연실도 수시로 이용했습니다.

일요일인 10일에는 오후 8시 55분 걸어서 '수원역 지하상가'를 경유해 매산동에 있는 '삼구포차 수원역점'에서 친구를 만났고, 이어 10시부터 11시 12분까지 주점인 '역전 야시장'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A씨는 역전 야시장을 나와 택시를 타고 밤 11시 35분 장안공원에서 내린 뒤 걸어서 집에 돌아갔습니다.

증상이 발현된 11일에는 종일 집에서 생활한 뒤 12일 걸어서 장안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검체채취를 했습니다.

A씨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에는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그 전 사흘 동안 주로 심야에 친구와 만나 주점, 심야식당, 볼링장 등을 돌아다니면서 친구, 식당 종업원, 볼링장 직원, 주점 종업원과 사장, 택시기사, 가족 4명 등 총 31명의 밀접 접촉자를 발생시켰습니다.

외출 시 이동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했으나 볼링장과 식당, 주점 등에서는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접촉자 31명 가운데 친구와 가족 등 11명은 진단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고, 7명은 어제 검사를 받고 자가격리중입니다.

1명은 타지역 거주자여서 해당 지역 보건소에 통보됐습니다.

그러나 A씨가 10일 밤 10시부터 11시 12분까지 있었던 '역전 야시장'에서 접촉자 14명이 발생했지만, 종업원 2명 외에 손님 12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수원시는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에 '역전 야시장'에 있었던 사람은 팔달구보건소(☎031-228-7197·7985)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킹핀 볼링장에서 확진자와 함께 있었다고 시보건 당국에 신고한 사람은 오늘 오전 8시 현재 10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어제 89명에서 18명이 늘었습니다.

107명 가운데 43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고 나머지는 검사를 진행 중입니다.

수원시 관계자는 "볼링장과 주점 등은 다수의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어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면서 "54번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에 있던 시민은 신속히 보건소에 신고하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