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운전자 한밤 20km 도주극..시민이 길 막아 검거

한밤 만취 상태에서 경찰의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무려 20㎞를 달아난 음주 운전자가 시민들의 활약으로 검거됐습니다.

14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0시 39분쯤 광안대교 상판에서 "차선을 지그재그로 오가는 음주운전 의심 차량이 있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은 차량 이동 방향으로 순찰차를 집중적으로 배치한 뒤, 신고 3분 만에 남구의 한 도로를 지나는 음주운전 의심 폭스바겐 차량을 발견하고 뒤쫓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이 해당 차량을 향해 수차례 정지하라는 신호를 보냈는지만 운전자는 이를 무시하고 남항대교 방면으로 계속 도주했습니다.

한밤 도심 추격전은 해안도로를 따라 10여 분이 넘게 이어지던 중 우연히 추격전을 목격한 시민의 도움으로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당시 서구 천마터널 인근에서 차량을 운행하던 시민 조 모 씨가 도주 차량을 추월해 차량을 세우면서 도주로를 차단해 버렸습니다.

후진으로 도망가려던 폭스바겐 차량 운전자는 뒤쫓아 오던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폭스바겐 운전자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면허 취소수준(0.08%) 이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A 씨가 도주한 거리는 3개 해안 다리를 포함해 무려 20㎞가량이 됐습니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신고한 시민과 추격전을 목격하고 용감하게 도주 차량 앞을 막아준 시민의 결정적인 도움으로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시민 A 씨는 "우연히 사건 현장을 목격하고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권태훈 기자rhors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