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 늘며 상가 수요 '뚝'..도시계획 짤 때 '공실률' 따진다

송진식 기자 2020. 5. 1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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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지자체 '수립 지침' 시행
공실 많은 곳엔 녹지 등 전환 가능

[경향신문]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해당 지역의 상가공실률을 반영해 상업용지 비율 등을 정하도록 관련 지침이 개정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문을 닫는 상가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마련된 조치다. 상가 공실이 많은 지역은 기존 상업용지를 주거용이나 녹지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조성이 완료된 도시 지역에 대해서도 도시기본계획을 개정할 때 상가공실률을 반영해 계획을 마련하도록 도시기본계획수립지침을 연내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공공주택 업무처리지침’ 개정을 통해 위례·세종 등 개발이 진행 중이거나 개발이 예정된 공공택지의 경우 예상 인구의 규모나 소비성향, 구매력 등을 감안한 상가 수요를 산출해 상업용지를 정하도록 한 바 있다. 최근 3년 새 중대형·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데도 상업용지 공급이 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 조치였다.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2017년 4분기 전국 평균 9.7%에서 지난해 4분기엔 11.7%로 상승했고, 소규모 상가도 같은 기간 공실률이 4.4%에서 6.2%로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온라인 소비로 유통시장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고 상가공실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존 도심의 상가 공실 문제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지자체가 도시기본계획을 짤 때 상가공실률을 반영하도록 해 보다 더 현실적인 도시계획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게 지침 개정 취지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침이 올해 안에 개정되면 지자체는 내년부터 상가공실률을 반영해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도시기본계획에서는 토지를 주거·상업·공업·녹지 등 각 용도에 따라 일정 비율로 정하게 돼 있다. 예컨대 수년째 상가공실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지역은 이를 근거로 도시기본계획에서 상업용지 비율 자체를 줄인 뒤 해당 비율만큼 주거용지나 녹지 등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상 활용되지 못하는 빈 상가 공간을 수요가 있는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 같은 토지 이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기본계획 수립 후 진행되는 도시관리계획을 통해 확정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지역 인구 규모와 이에 따른 소비 수요를 감안해 도시기본계획에서 상업용지 비율을 정해왔다”며 “상가공실률을 반영하면 보다 더 지역 현실에 적합한 토지 이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년 단위로 수립하는 도시기본계획은 5년마다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는 개정 과정을 거친다. 당장 내년부터 상가공실률을 반영해 상업용지 비율 변경 등에 나서는 지자체가 나올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모바일과 온라인 쇼핑을 중심으로 한 언택트 소비가 대세인데 반해 오프라인 상가는 공급과잉인 상태”라며 “상가공실률을 반영하는 건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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