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폭행? 피해자는 나" vs 유족 "사과 기다린다"
<앵커>
서울 시내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과 시달림을 당해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했다는 보도를 해드렸습니다. 이 경비원의 주장을 토대로 작성된 사건 일지를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온갖 폭행과 폭언 정황이 담겨 있는 만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경비원 59살 최 모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일주일 전, 주민들이 최 씨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사건 일지입니다.
지난달 21일 최 씨가 주차 관리를 위해 입주민 A 씨 차를 민 게 발단이었습니다.
A 씨는 "돈 받고 일하는 경비 주제에 왜 하지 말라는 짓을 하느냐"며 폭행했고 관리사무소까지 끌고 가 "당장 사직서를 쓰라"고 협박했다고 최 씨는 진술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 (관리사무소에서 화해를 요구해도) 안 나가고 왜 계속 있냐. 경비원이 사퇴하지 않는 한 화해란 없다. 계속 사퇴만 (요구했죠.)]
27일에는 "자신을 초소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 CCTV 없냐고 물은 뒤 10분 넘게 폭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이날 최 씨는 코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서도 받았는데, A 씨는 최 씨가 오히려 자신을 모욕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조사를 앞뒀던 최 씨는 억울하다, 결백을 밝혀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A 씨는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A 씨 : (폭행은) 근거 없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처음에 오셨을 때 (복장이) 불량하신 거 아니냐고는 했는데. 피해자는 저고요.]
간이침대 하나 펼치기도 비좁은 일터는 고인을 추모하는 간이 분향소가 됐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최 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경찰은 현장 CCTV 등을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A 씨의 사과를 기다리겠다며 오늘로 예정됐던 발인을 이틀 미뤘습니다.
최 씨 추모 모임은 기자회견을 열어 경비노동자도 폭행과 갑질이 없는 일터에서 일해야 한다며 엄정한 수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안희재 기자an.heej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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