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 억울함 풀어주세요" 국민청원 등장

온다예 기자 2020. 5.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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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의 폭행·폭언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죽음을 두고 아파트 주민이 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그는 "순진하고 연약한 분이 매번 폭언으로 힘드셨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경비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이자 남편, 아빠다. 입주민의 갑질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 4월21일부터 최근까지 50대 초반의 아파트 입주민 B씨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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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 경비원' 아파트 주민 "정말 열심히 사셨던 분"
"경비원도 한 가정의 소중한 할아버지이자 남편, 아빠"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입주민의 폭행·폭언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죽음을 두고 아파트 주민이 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오후 5시40분 기준 해당 청원에는 2만2000여명이 동의했다.

경비원 A씨가 일했던 아파트의 입주민이라 밝힌 청원인은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주차문제로 인해 4월말부터 20일정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힘든 폭언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운을 뗐다.

청원인은 "깨끗하게 같이 살아야 한다며 아파트 뿐만 아니라 그 밖까지 청소하시는 등 정말 열심히 사셨던 분"이라며 "아침마다 '안녕하세요'라며 먼저 인사하시고 힘든 출근길에 웃음을 주시는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지난달 주차 문제로 인해 사건이 시작됐다면서 폭행을 가했던 입주민 B씨가 근무시간에 A씨를 몇 차례 때리고 폭언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순진하고 연약한 분이 매번 폭언으로 힘드셨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며 "경비도 한 가정의 사랑받는 소중한 할아버지이자 남편, 아빠다. 입주민의 갑질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로 일하던 A씨는 전날 새벽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4월21일부터 최근까지 50대 초반의 아파트 입주민 B씨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집에선 '(입주민들이) 도와줘서 감사하다'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사건은 지난달 21일 주차 문제에서 시작됐다. A씨는 이중 주차된 차량을 밀며 주차 공간을 마련했는데, 이때 나타난 입주민 B씨가 자신의 차량을 밀려는 A씨를 밀치며 시비가 붙었다.

주민 증언에 따르면 사건이 처음 일어난 지난달 21일 B씨는 A씨를 폭행한 뒤 경비 일을 그만두라고 요구했고 27일에는 경비실 안에 있는 화장실로 끌고 가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은 A씨가 B씨의 폭행으로 코뼈가 부서져 주저 앉는 등 상해를 입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다음날인 28일 경찰에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냈다. 이웃 주민은 이달 5일 긴급 입주민 회의까지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입주민에게 '감사하다'는 유서를 남긴 채 자신의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주민들은 A씨의 비보가 알려진 전날 오후 아파트 단지 내 경비실 앞에 작은 분향소를 마련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B씨는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폭행을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이웃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는 취지로 지난달 27일 A씨를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다만 피고소인 A씨가 사망함에 따라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폭행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선 "고소인이 사망했어도 수사는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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