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대회 매몰된 직업계고, 학생들 건강·학습권 보장하라"

김서영 기자 2020. 5. 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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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교사 10명 중 9명 “개선·폐지”

8일 오전 전교조와 학부모 단체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업계고 기능반과 기능대회의 폐해를 지적하며 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경쟁에만 매몰된 기능대회를 전면 재검토하고, 직업계고 기능반 학생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보장하라.”

8일 오전 전교조는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은 지난달 8일 경북 ㄱ고등학교 기능반 이모군이 기능대회 준비를 위한 합숙훈련 중 스스로 숨을 거둔 지 한달째 되는 날이다.

기자회견은 이군을 추모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당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으로 격상돼 물리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는 상황이었지만, 이군의 학교는 기능대회 준비를 위해 합숙 훈련을 강행했다. 이군은 여러 차례 기능반을 그만두고 싶다고 학교 측에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강압적이고 가혹한 기능경기 준비 때문에 발생한 안타까운 죽음”이라며 “직업교육이 값싼 노동력을 추구하는 도구로 전락한 우리 사회가 이를 양산했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기능경기대회를 폐지하고, 이군의 죽음과 관련된 학교 측의 비교육적 처사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두 자녀를 직업계고에 보낸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한국의 교육정책은 직업계고를 학교로, 직업계고 학생을 학생으로 존중하고 있는가”라며 “어린 학생들이란 이유로 비인격적 대접을 해서는 안 된다. 직업계고 학생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전교조가 전국의 직업계고 교사 31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직업계고 교사 10명 중 9명이 현재의 기능대회체계를 교육적 활동으로 바꾸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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