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터카드, 음란물 사이트 결제 차단하라"

10개국 아동·여성 시민단체 공동성명
주요 카드사, 긍정적 검토 의사 밝혀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세계 각국의 여성 및 아동 시민단체는 7일(현지시간) 주요 카드사를 향해 "음란물 사이트 결제를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 미국, 호주, 벨기에 등 10여 개 국가의 시민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음란물 사이트가 근친상간, 인종차별, 아동성학대 등 성폭력을 미화한다"며 국제적인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에 "결제를 차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음란물 사이트에 게시된 동영상 다수는 성매매 업소에서 촬영됐거나, 아동을 상대로 촬영됐으며 어떤 동영상에서도 영상의 게시를 동의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음란물 사이트의 해악에 대한 세계적인 항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성착취위원회(NCOSE)는 지금까지 세계 금융기관이 음란물 사이트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 셈이라며 "이들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이번 성명의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한 어머니가 1년 전 실종된 10대 딸을 찾던 중 세계 최대 음란물 유통 사이트에서 딸의 영상을 발견하고 신고를 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큰 충격에 휩싸였다. 가해자는 30대 남성으로 피해자를 성폭행하며 촬영한 영상을 음란물 사이트에 게시하며 돈을 번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영미권에서는 음란물 사이트의 책임론이 일어났으나 정작 사이트 운영자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며 발을 뺐다. 또 "불법적인 미성년자 영상을 포함한 콘텐츠를 근절할 선도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시민단체의 공동성명을 받은 주요 카드사들은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스터카드 측은 BBC에 "시민단체의 주장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는 은행의 가맹점과 우리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카드 결제를 받고 있다. (카드 소유자에 의한) 불법 행위나 규정 위반이 확인된다면 가맹 은행과 협조해 결제망 연결을 해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스터카드는 이전에도 국제 실종 아동 센터와 같은 사법 기관, 단체들과 함께 이같은 방식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미 2000년부터 음란물 콘텐츠 결제를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1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변인은 "이는 아동 음란물과의 국제적인 싸움에서 필요한 추가적인 안전장치"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글로벌 온라인 결제 회사인 페이팔도 지난해 "음란물 콘텐츠 등을 위한 결제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며 유명 음란물 사이트의 결제를 막았다.

음란물 사이트 관계자는 카드사의 이같은 결정에 "수천 명의 음란물 영상 출연자와 제작자의 수익에 엄청난 타격"이라며 불만을 표했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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