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중남미 '남녀 2부제' 외출 도입..그럼 트랜스젠더는?
중남미 몇몇 나라에선 코로나19 확산 방지책으로 '2부제 외출'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2부제의 기준은 다름 아닌 '성별'입니다.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은 여성만 외출할 수 있고, 화요일과 목요일, 토요일은 남성만 외출을 허용하는 식입니다. 일요일은 남녀 모두 집에 머물러야 합니다. 외출도 생필품과 의약품 구입과 같은 필수적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 '남녀 2부제' 도입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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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news.sbs.co.kr/d/?id=N1005777068 ]
● "트랜스젠더들 굶어 죽고 있다"
콜롬비아의 트랜스젠더 앨리스 니콜렛 로드리게스는 "화장을 하지 않거나, 스커트를 입지 않고 외출할 경우 성 정체성을 부정당한다"며 "그들의 고정관념과 성 역할을 따르지 않으면 공적 장소에서 나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얼마 전 폭력적인 일을 당했다고도 했습니다. 파나마의 트랜스젠더 로사 카브레라는 "단속 당국이 신분증을 요구해 보여주면, '당신은 오늘 외출이 불가능하다'며 나를 붙잡고 괴롭히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파나마의 트랜스젠더 단체 회장인 비너스 테자다는 "우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의 외출 제한 조치에 동의하지만 친구들은 지금 '남자의 날'에도, '여자의 날'에도 외출을 할 수 없다"면서 "친구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도 외출할 권한이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음식과 약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른 트랜스젠더 단체 대표인 줄리 살라망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트랜스젠더들은 바이러스에 맞서야 할 뿐만 아니라, 경찰의 폭력, 슈퍼마켓의 폭력, 일상의 폭력과도 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구 반대편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일부 나라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한다는 명분 아래 공권력이 남용되고 있습니다. 통행 금지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과 군대가 나서 시민을 향해 총을 쏘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이 코로나19 때문이 아닌 공권력에 의해 죽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세계적 대재앙이 분명합니다. 온 인류가 힘을 합쳐 극복해야 할 대상임이 자명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묻혀 민주주의의 다양한 가치마저 훼손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함께 소중한 인권 의식까지 사라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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