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품은 화장품] 神의 상처도 낫게 해준다는 '작약'

2020. 5. 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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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안티에이징 효과 확인
설화수·마몽드 화장품 원료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발행한 송훈 작가의 세밀화 도록 `Beyond Flower`에 수록된 이미지. [사진 제공 = 아모레퍼시픽미술관]
5월의 신부가 손에 들고 있는, 꽃잎이 풍성하면서도 색이 고운 작약 부케는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행복하게 한다. 작약은 모란속(Paeonia spp.)의 식물로 꽃이 여러 가지 화려한 색깔로 피어나 높은 관상 가치를 지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5~6월에 꽃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난다.

작약꽃의 아름다움은 우리나라에서만 알려진 것이 아니다. 중국에서는 미인을 형용할 때 쓰는 표현 중에 '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 걸으면 백합'이라는 말이 있다. 작약은 가지가 갈래로 나뉘지 않고 똑바로 자라기 때문에 서 있는 모습이 아름다운 미인으로 비유한 것이다.

유럽에서도 작약의 아름다운 자태를 칭송하는 표현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작약을 '성모의 장미',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는 '산속의 장미'라고 부르며 작약의 아름다움을 장미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작약은 예쁜 꽃으로 눈에 띄지만,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관상용뿐만 아니라 좋은 효능을 지닌 약초로 귀중히 여겨왔다. 영어명 '피오니(Peony)'는 그리스 신화의 의신(醫神) '파이온(Paion)'에서 유래된 것으로, 의신이 작약의 뿌리를 약으로 이용해 많은 신의 상처를 낫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한의학계에는 '작약을 잘 쓸 수 있다면 한의학의 절반을 정복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작약은 그 정도로 온갖 질환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약초이기 때문이다. 감기부터 중풍이나 각종 내상 질환의 치료까지 작약을 빼놓고는 한의학을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작약의 뿌리는 소염, 진통, 항균, 지혈 등은 물론 생리통, 생리불순 등의 부인병과 소화 장애로 인한 복통, 설사 등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작약은 약용으로 알려진 뿌리 부위를 비롯해 줄기의 껍질, 수액, 꽃잎 등의 부위를 화장품 원료로 활용한다.

아모레퍼시픽은 경기 오산시에 위치한 식물원에 다양한 품종의 작약을 식재해 최적의 수확 시기를 연구했고, 작약근(芍藥根)으로 불리는 작약의 뿌리에 관심을 가지고 성분과 효능을 연구해왔다. 작약 뿌리를 아모레퍼시픽만의 특이 공정인 PREXtract processTM을 활용해 단단한 식물조직 안에 들어 있는 피부 효능 성분의 추출 효율을 높여줌으로써 고효능 안티에이징 효과를 확인했다. 또 작약의 꽃과 뿌리를 열로 가공하는 전통적 가공 방법인 '청초(淸炒)'를 활용해 항산화 효능이 높아지는 공정도 개발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마몽드 등의 브랜드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작약의 꽃과 뿌리를 높은 온도로 단시간 가열하면 조직이 팽창돼 효능 성분의 추출 효율이 높아진다. 특수하게 가공한 작약의 꽃과 뿌리 추출물을 사람의 피부를 모사한 인공피부에 처리해 콜라겐 조직이 재생되는 효능을 멀티 모드 현미경으로 즉각적으로 시각화했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미국 피부연구학회(Society for Investigative Dermatology·SID)에서 발표돼 학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아름다움과 건강의 상징으로 꼽히며 생활 속에 두루두루 활용해온 작약. 모습이 아름다우면 쓰임도 아름답다는 속설을 가장 잘 드러내는 꽃이 아닐까 싶다.

[오유진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소재개발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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