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보(KBO)'의 마력에 빠지다..미지의 한국야구 즐기는 해외팬들 [스경X이슈]

야구의 본고장 미국의 팬들도 KBO 리그의 ‘마력’에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했다. 지난 5일 일제히 열린 개막전은 미 서부에서는 오후 10시, 동부에서는 새벽 1시에 해당하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야구팬들은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갈 정도로 왕성한 검색량을 보이며 호응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응원할 팀을 정하는 한 편 라이벌 팀을 놀리기 시작했고, 한국어도 속성으로 배우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
팀 단위로 가장 많이 화제가 된 팀은 단연 NC 다이노스였다. 이날 삼성과의 경기로 미국 스포츠채널 ESPN에 선을 보이기도 했던 NC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NC가 ‘North Carolina’의 약자라는 자의적 해석을 기반으로, 구단 마스코트인 공룡이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서 화석으로 많이 발견됐다는 점 등이 호응의 연결고리가 됐다.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그럴 듯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없다는 점 또한 지역 사람들이 NC 야구단을 특별히 여기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 메이저리그 템파베이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 연고를 두고 있는 더럼 불스는 트위터 계정에서 NC의 팬을 자청했고, 노스캐롤라이나에 메이저리그 팀을 유치하려는 시민단체도 트위터를 통해 NC 지지를 선언했다.
해외 팬들끼리의 라이벌전도 시작됐다. 개막전에서 라이벌 두산을 8-2로 물리친 LG의 해외 팬들은 두산의 트위터 계정에 몰려가 두산을 놀리는 듯한 이미지를 다수 게재하며 승리를 즐겼고, KIA의 한 해외 팬은 LG팬들에게 “지난 25년 동안 우승장면 중 LG팬들이 가장 보고 싶은 장면은?”이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까만 ‘사지선다’ 보기를 제시했다. 지난 25년 동안 LG가 우승이 없었다는 점을 비꼰 도발이었다.

트위치 등 각종 동영상 플랫폼으로 소개될 한국야구 영상을 볼 때 한국팬들의 반응을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 속성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팬들도 늘어났다. 이들 중에는 정확한 한국어 뿐 아니라 각종 자음과 모음 그리고 준말로 이뤄진 ‘은어’들을 배우려는 움직임도 커졌다. 한 미국 팬은 한국 팬들의 주요 코멘트라며 은어들을 재빠르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미국의 팬들은 KT와 롯데의 수원 개막전이 비로 경기시작이 중단되고, KIA와 키움의 광주 개막전이 경기 중간 인근의 화재로 중단되는 모습을 번갈아보면서 “물과 불로 다 경기가 중단된다. 다이나믹하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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