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개학해도 에어컨 못 켠다? 떠도는 '공문' 확인해보니

이가혁 기자 입력 2020. 5. 4. 21:30 수정 2020. 5. 4.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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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교육부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개학 일정을 공식 발표했죠.

발표를 앞둔 며칠 전부터 온라인에서는 "개학해도 교실에서 에어컨 사용이 금지된다" "이건 확정된 지침이다, 공문까지 내려왔다"면서 사진이나 글이 퍼졌습니다.

[앵커]

"점점 더워지는데 학교생활 잘하겠냐?" 온라인에선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걱정 섞인 반응이 많았죠.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가 교육 당국과 감염병 전문가 이야기로 검증을 해봤습니다. 이가혁 기자, 일단 온라인에 퍼진 내용 자체자 완전히 허구인 건 아닌 거죠?

[기자]

네, 출처를 확인해봤습니다.

온라인에서 전달되고 있는 글, '개학 시 지켜야 할 매뉴얼 요약'이라면서 1번에 '에어컨 사용 금지'가 적혀있습니다.

내용을 확인 대조해 보니까, 지난 3월 26일 광주광역시교육청과 또 4월 14일에 경남도교육청이 각각 자체 배포했던 코로나19 관련 지침에 들어 있는 내용과 비슷했습니다.

아무래도 에어컨을 켜면 창문을 꼭 닫고 환기를 하지 않게 되다 보니까 감염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죠.

이런 걸 최대한 조심하자는 취지의 지침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게 나온 지 좀 된 지침이지만, 최근에 본격적으로 날이 더워지다 보니까 이런 더위에서 3월에 나온 이 매뉴얼이 지켜지겠냐, 이런 우려 속에 온라인에서 글이 더 퍼졌습니다.

[앵커]

그러면 에어컨 사용 금지 지침이 이번 개학에 적용이 되는 겁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오늘 공식적으로 에어컨 가동 여부는 전문가와 또 방역당국과 협의를 통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지난 3월 말 지역별로 내려진 매뉴얼을 보완한 새로운 매뉴얼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교실에서 에어컨 사용하는 문제에 관해서 확정된 것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실 지침이라는 건 좀 명확하게 내려주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팩트체크팀이 전문가들한테 교실에서 에어컨을 트는 게 괜찮은지 어떤지 좀 조언을 들어봤다면서요?

[기자]

호흡기 및 감염내과 여러 전문가에게 문의를 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교수는 일단 개학을 하기로 한 이상 밀폐된 교실 상황 그 자체가 문제라면 문제라면서 따라서 환기를 계속 잘하면 에어컨 때문에 특별히 더 영향이 생기는 건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엄중식 교수, 이재갑 교수 등 다른 전문가들도 결국 수시로 환기를 열심히 하면서 공기가 밀폐된 공간에 머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달에 중국에서 에어컨 바람을 타고 침방울이 좀 더 멀리 퍼질 가능성이 보고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애초에 증상 있는 학생을 선제적으로 발견해서 등교를 하지 않도록 하거나 또 교실에서 모든 학생이 마스크 잘 쓰고 기침예절을 지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앵커]

그렇겠죠.

[기자]

그러니까 기왕 개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이상 교실에서 더위를 무리하게 참을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오히려 덥다고 마스크를 썼다가 벗었다하면 더 감염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에어컨을 켜면서도 수시로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잘할 수 있는 세밀한 지침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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