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 미인증 마스크에, 예산 수억 원 '펑펑'
<앵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주민들한테 마스크를 나눠준 지방자치단체들이 몇몇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자체들이 마스크 사는데 돈을 얼마나 어떻게 썼나 따져보니까 갸웃하게 되는 구석이 적지 않습니다.
한소희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인천 중구청이 한 장에 698원을 주고 구매한 마스크입니다.
KF 인증 제품도 아닌 중국산 덴탈 마스크인데 중구청은 모든 구민에게 배부한다며 이 마스크를 72만 장 샀습니다.
5억 원이 넘는 예산이 쓰였습니다.
[인천 중구청 구민 : 중국산이란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아예 뜯지도 않고 전혀 손도 안 댔어요. 저희 집은.]
구청이 마스크를 산 시점은 지난달 초.
공적 마스크 판매가 한 달 가까이 이뤄져 자리 잡은 시기입니다.
뒤늦게 마스크를 대량 구매한 이유를 묻자 구청은 다른 지자체를 거론합니다.
[인천 중구청 관계자 : 저희 같은 경우에는 인접한 구에서 먼저 시행하다 보니 따라 한 경향이 있긴 한데.]
[최동길/주민참여 NPO 대표 : 민원이 없이도 그냥 자기들이 판단해서 산 것도 많고. 지금 이제 4월 5월에는 굳이 사야 할까요.]
지난 3월, 서울 노원구가 구민에게 나눠준 마스크도 논란이 됐습니다.
식약처 인증을 받지 않은 마스크인데도 마치 KF 94 제품인 것처럼 포장지에 숫자 94가 적힌 제품이었습니다.
이 마스크를 KF 94로 속여 판 일당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노원구는 "KF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인 걸 알고 구매했다"고 해명했습니다.
21만 장을 샀는데 장당 2천50원, 4억 원 넘게 썼습니다.
비슷한 시기 다른 지자체가 덴탈 마스크를 장당 800원대에 산 것과 비교하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구매가입니다.
[노원구청 관계자 : 비싸게 줬다고 그러는데, 할 수 없었어요.]
코로나19가 사태가 안정되면 지자체들의 마스크 예산 사용실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황지영, VJ : 김종갑)
한소희 기자h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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