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불티, '태풍급 강풍' 타고 무섭게 불길 번졌다
<앵커>
어제(1일) 불은 나무로 불을 때는 한 가정집에 화목보일러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화목보일러는 불 조절이 잘 안돼서 과열이 되고 불티가 날리기가 쉽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불이 또 이 지역에 봄만 되면 불어대는 유명한 센 바람을 타고 번졌습니다.
화재 원인은 이현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시뻘건 불티가 빠르게 날아다니고 거센 바람 소리와 함께 불길이 흔들립니다.
어제 저녁 8시쯤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주택에서 시작된 불은 초속 16m의 소형 태풍급 바람을 타고 급속도로 번져나갔습니다.
[정길해/강원 고성군 토성면 주민 : (어제도 이 정도였어요?) 제가 걸을 때요 앞으로 못 걷고, 뒤로 걸었어요. 삽시간에 타는데 정말 무섭더라고요.]
봄철 강원도 양양과 간성 지역 사이에는 한반도의 기압차로 생긴 강한 서풍이 밀려오는데 '양간지풍'으로 불리는 이 바람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메마르고 빨라져 대형 산불의 주원인으로 꼽힙니다.
운봉리나 교암리 등 산불 발생 지역에서 몇 km 떨어진 곳에서도 매캐한 냄새와 연기로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순식간에 산불 영향권을 넓혔습니다.
[최돈묵/한국화재소방학회장 : 4월부터 5월 사이에 부는 게 양간지풍이잖아요. 불티가 1킬로, 심지어 2킬로(미터)까지 날아가니까 이 계절에, 이 시기에 똑같은 화재 위험성이 있고 수백 년 전인 조선시대 때에도 이런 화재가 일어났었고.]
건조한 날씨도 불을 키웠습니다.
강원지방 기상청은 3, 4월 두 달 동안 고성과 속초 지역 강수량이 평년의 60%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싹 마른 나무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양두원·조은기 G1, 영상편집 : 황지영, CG : 박천웅)
이현정 기자a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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