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문득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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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매주 금요일,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으로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을 짚어보는 강유정, 최민석의 <시선> 시간입니다.
◆ 강유정> 그게 이번에 방역으로 그 이미지들이 서로 민낯을 드러내서 이 선진국에 대한 이미지 변화라든가 어휘의 변화는 우리나라만 겪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이라는 용어를 단순히 GDP나 DDP라고 얘기할 수 없다라고 하는 국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 최민석>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선진국이냐, 중진국이냐, 아니면 후진국이냐 이걸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우리가 사실 이번에 코로나 방역을 할 때 다른 나라를 의식해서 방역한 게 아니잖아요.
◆ 최민석> 왜냐하면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아왔기 때문에 한순간에 우리 선진국이다 인식하지 못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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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1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강유정 (강남대 교수), 최민석 (작가)

◇ 정관용> 매주 금요일,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으로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을 짚어보는 강유정, 최민석의 <시선> 시간입니다.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그리고 최민석 작가 두 분 어서 오십시오.
◆ 강유정> 안녕하세요.
◆ 최민석>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함께 수다 떨어볼 제목이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이겁니다. 요즘 이 얘기하시는 분들 많죠?
◆ 최민석> 코로나의 방역 이후로 이 얘기가 새롭게 대두됐죠.
◇ 정관용>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미국, 유럽 선진국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 우리가 선진국인가봐. 이런 얘기하시는 분들...
◆ 최민석> 저도 많이 만나봤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강유정> 낯선 용어죠. 사실 우리는 선진국을 굉장히 먼 데서 온 박래품(舶來品) 정도로 생각한단 말이에요. 좀 남아 있기도 하죠. 지금 말하자면 백인에 영어를 쓰시는 분들이 오면 좀 더 우리가 친절하게 대하는 게 있고 여러 인종적인 것들을 이걸 굉장히 감각적으로, 아직은 우리가 사대주의라는 표현도 많이 남아 있잖아요. 우리보다 더 잘 사는 국가도 많고 그리고 더 문화적인 국가도 많고 여러 가지로 그런 걸 갖고 살다가 갑자기 선진국이라는 말을 나한테 쓰다 보니 좀 희한한 경험이 되는 거예요. 너무 새롭고 낯선 경험. 그래서 이 말에 대해서 지금 맞다, 아니다, 기다, 아니다부터 시작해서 유난 떨지 말자는 말도 있지만 뭘 그렇게까지 겸손할 필요 있느냐, 과하게 선진국 맞다 이게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사전 찾아보면 이렇게 표현돼 있대요. ‘다른 나라보다 정치, 경제, 문화 따위의 발달이 앞선 나라’ 이게 선진국이랍니다. 두 분은 어떻게 규정하세요, 개념을?
◆ 최민석> 저도 사실 선진국이라는 개념이 좀 막연해서 선진은 말 그대로 먼저 앞서 나간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영어로는 디벨롭드(developed), 아니면 어드밴스드(advanced)니까 그게 경제적으로 발전을 했다는 건지. 아니면 정치, 문화적으로 발전했다는 건지 그래서 저도 사전을 찾아보니까 지금 이제 정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그게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거고 좀 더 자세히 찾아보려고 또 백과사전을 보니까, 백과사전의 역할이 정의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련다 첫 줄에 이렇게 돼 있어요. 제가 너무 좀 황당하고 당황스러워서 쳐왔는데 첫 줄입니다. ‘선진국이라는 말은 매우 애매하고 막연하게 사용되는 용어인데 이 말을 쓰는 측면의 다양성, 이것을 관찰하는 자의 입장의 차이에서 각각 견해가 달라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 정관용> 잘 된 백과사전인데요?
◆ 최민석> 백과사전의 역할은 정의를 내리는 건데 첫 줄에 벌써 이렇게.
◇ 정관용> 정의 내리기 어렵다?
◆ 최민석> 한발 빠지고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각각 세계은행이 소득 1만 불이 넘으면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이제 부여하지 않는다. WTO가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런 걸 떠나서 이게 굉장히 막연한 개념이라는 거죠. 그래서 과연 선진국이라는 개념이 어디서부터 출발했나 싶어서 저도 주제를 받고 열심히 자료조사를 해 봤는데...
◇ 정관용> 공부 많이 하셨네요.
◆ 최민석> 한 2시간 정도.
◆ 강유정> 많이 하셨네요.(웃음)
◆ 최민석> 그런데 이게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학자가 주장한 그런 개념이 아니라 그냥 어느 순간 여기저기서 어떤 데서는 어드밴스드(advanced), 어떤 데서는 디벨롭드(developed), 그리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선진’ 이 용어를 쓰면서 그냥 뭔가 이렇게 막연하게 뜬구름처럼. 뜬구름이 존재를 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뭔지 잘 모르는 그런 개념으로 잡혔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왜 이럴까 싶어서 제가 하나의 가설을 품고 연구자적인 자세로 보니까 이게 2차대전 이전에는 근대문명론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문명담론이 주도를 했고 2차대전 이후에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떠오르잖아요. 그러면서 OEEC가 출범합니다. 유럽경제협력기구. 이게 뭐냐 하면 그러니까 미국이 승전국이 되니까 결국은 이제 황폐해졌던 유럽 땅을 경제적으로 지원을 하면서 미국의 당시 국무장관이던 조지 마샬이...
◇ 정관용> 마샬플랜. 유럽재건운동 그런 걸 했죠.
◆ 최민석> 맞습니다, 그걸 하면서.
◇ 정관용> 너무 공부 많이 하셨어. 우리 수다 떨어야 하는데 논문을 쓰고 계셔.
◆ 최민석> 그래서 간단히 얘기하자면 유럽에 돈을 주면서 미국의 발전담론을 추구하다 보니까 발전된 나라, 발전되지 않은 나라 이렇게 나뉘는 거죠. 여기에서 자극을 받은 게 독일,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입니다. 공통점이 있죠. 2차대전 패전국이죠.
◇ 정관용> 2차대전 전범들이네요.
◆ 최민석> 그러니까 우리 독일이 우리 이탈리아가 어떻게 이렇게 됐냐. 그러면서 영국과 프랑스를 보면서 저 나라들이 앞서나갔다. 여기에서부터 저 나라들이 어드밴스드, 선진했다 이런 개념이죠.
◆ 강유정> 저는 사실 만화책 보고 더 느꼈는데요. 세키카와 나쓰오의 ‘도련님의 시대’라는 교양만화가 있습니다. 번역이 돼서 5권짜리인데 이게 뭐냐 하면 나쓰메 소세키가 증기선을 타고 영국에 처음 갔을 때 어마어마한 현기증을 느꼈다는 울렁증과 함께, 그게 뭐냐 하면 이곳이 선진국이구나. 영국이 어마어마하게 발전돼 있고 그에 비해서 일본은 너무 늦었구나. 그래서 굉장히 근대식 문학이라는 걸 내가 하겠다라고 나쓰마 소세키가 마음을 먹고 그래서 거기서 실제로 질환에 시달렸대요, 그곳에 대한 열등감. 그리고 ‘왜 일본의 문학이라든가 여러 문화가 영국처럼 이렇게 세련되지 않고 문화가 발전돼 있지 않나’라는 때문에... 그래서 돌아와서 메이지유신 이후에, 명치유신 이후에 많은 일본의 근대학자들이 모여서 어떤 식으로 근대를 열등감부터 시작해서 가져갔는가. 그래서 사실은 엄밀히 말해서 우리한테 선진국 개념도 그래서 그걸 고스란히 적용해서 사실 일제가 우리는 조금 더 선진 나아간 나라니까 우리를 따라와야 되지.
◇ 정관용> 우리한테 배워라.
◆ 강유정> 뭘 알고 있느냐. 이게 왜 여러 가지 근대화 과정에서 있었잖아요. 가만 보니까 만화책인데 되게 교양 있는 만화책이잖아요. 수많은 철학자들과 그 당시 엘리트들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이 갖고 있었던 사실은 영국한테 느꼈던 열등감 우리한테 부여해 준 거라서 한편으로는 지금도 선진국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가 어느 정도 저절로 성장해서 가는 단계가 아니라 외부에서 이만큼 커야 돼. 너희 키는 이 정도 와야 선진국이라 부르는 거야라고 아무도 제시하지 않은 외부적인 기준에 늘 따라갔던 게 아닌가. 그런데 이번에는 이를테면 방역에는 기준이 없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 정관용> 잠깐만요. 방역 가기 전에, 강 교수는 방금 이제 만화책을 통해 일본이 말하는 선진 용어를 쓰셨고 그다음 최 작가는 마샬 플랜 속에서 독일이나 이탈리아 같은 전범국가들이 영국, 프랑스가 우리(독일과 이탈리아)보다 여러 면에서 앞서 있으니 우리도 저걸 배워야 한다, 이렇게 표현했다 그랬잖아요.
◆ 최민석> 둘 다 열등의식에서 출발한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열등의식, 우리가 뭔가 따라 배워야 되는 용어로서의 선진이라는 용어를 썼다는 거잖아요. 그럼 반대로 영국, 프랑스, 미국 이런 나라들은 그런 용어를 잘 안 쓰나요?
◆ 강유정> 관심이 없다라는 저는 여겨져요.
◇ 정관용> 별로 관심이 없다고. 알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도 선진국 돼야지, 우리 선진국돼야지 얘기를 70년부터 계속해 왔어요. 그 얘기는 뭐예요? 우리는 개발도상국에서 경제적으로 더 성장하고 정치도 민주화시켜야 되고 모범이 되는 국가로 가야지 우리도 어떤 의미에서는 열등의식을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거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보세요. 선진이라는 말 자체도 많이 안 한다는 미국, 영국, 프랑스가 제일 난리예요. 이거 어떻게 봐야 됩니까?
◆ 최민석> 그래서 또 공부를 많이 했다고 타박하실까 봐 그런데 (웃음) 제가 저도 선진국 담론에 좀 관심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그래서 호기심도 해결할 겸 해서 김종태라는 연구자가 쓴 선진국의 탄생이라는 책이 있더라고요. 거기를 보니까 말씀하신 대로 이승만 정권 때는 우리들에게 유럽이 우수하지만 우리에게는 우수한 정신문화가 있다. 그러니까 우리의 동양의 문화는 중국과 한국의 문화는 굉장히 우수하다. 그래서 정책도 농업정책 위주로 펼쳤는데 박정희 정권 들어서면서 1963년이죠.
◇ 정관용> 근대화 담론으로 바뀌었죠.
◆ 최민석> 그때부터 새마을운동을 하면서 정부 연설이나 여당 정치인들이 우리는 후진화됐다. 그러면서 그 담론을 내세우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김영삼 정부 때는 박정희 정권의 근대화가 ‘세계화’로 바뀝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권 때는 ‘선진화’로 담론이 바뀌어요. 그러니까 결국은 이게 표현만 바뀌었을 뿐이지.
◇ 정관용> 같은 거예요.
◆ 최민석> 그 의식이 불과 몇 년 전까지 계속 이어진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명박 정부 불과 몇 년 전이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우리는 뭔가 서구 열강을 따라잡아야 할 법한 그런 과제감, 숙제를 안고 있다.
◇ 정관용> 그런데 그게 잘못됐다고 보세요?
◆ 최민석> 그게 장단점이 있죠. (웃음) 그걸 통해서 우리의 개선점을 발견하고 우리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고 하지만 그게 어떻게 보면 우리 자신을 채찍질하고 자학하는, 그러니까 우리가 스스로 자긍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억압기제로서 작용한 측면도 상당히 있죠.
◆ 강유정> 그래서 저는 이번에 방역을 두고 얘기하자면, 이 선진국 용어에 신뢰가 가는 게 한 세 가지 측면에서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이 선진국이라는 말이에요. 뭐냐 하면 구조적인 시스템, 두 번째는 시민의식, 세 번째는 일종의 컨트롤타워의 일관성. 이 세 가지가 잘 지켜졌기 때문에 아직 종식은 아니지만 상당히 빠른 안정세를 찾았다라는 건 앞에 수식어가 붙어 있잖아요. 방역의 선진국이 있다면 이 세 가지를 완비해야 한다. 제가 후진국으로 얘기를 해 볼 거예요. 가령 최근에 경제적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방역 후진국으로 얘기가 되고 있는 나라를 보면 그러니까 의료시스템이나 구조시스템이 잘 안 돼 있는 게 들통이 나거나 아니면 시민의식이 좀 떨어져서 그래서 어떤 사회적인 어떤 여러 약속들을 지키지 못한다거나 그리고 컨트롤타워가 일관성을 잃는다거나 이런 모습을 보면 그러니까 지금 쓰이고 있는 선진국의 용어가 꼭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쓰이고 있는 말은 다양한 층위에서 얘기가 되고 있다. 특히 방역에 대해서는 그렇다. 제가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여기 이를테면 복지라든가 또 다른 시스템 문제로 넘어가면 여전히 우리한테도 후진국 부분들이 남아 있다라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대상, 영역별로 다르다는 거죠?
◆ 강유정> 다르죠.
◇ 정관용> 방역 다르고 복지 다르고 정치 다르고. 안전 다르고.
◆ 강유정> 맞아요. 안전 문제만 하더라도 생각보다 선진국의 안전에 대한 어떤 자아의식이라든가 시스템일 텐데 엊그제 이천 물류공장 화재 사건만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말자, 패널 쓰지 말자 이렇게 굉장히 여러 번 사회적 합의를 거뒀다고 생각하고 매일 비용을 치렀지만 여전히 발전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다면 그 부분에서는 저는 후진국이기 때문에 이건 선진국, 후진국을 한 나라에 대한 네이밍이 아니라 분야에 따라서 나누는 그렇게 되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방역 분야, 안전 분야, 경제 분야, 복지 분야, 정치 분야, 교육 분야 다 분야별로 우리가 어느 정도 수준에 왔나 이걸 봐야 되는 거고 맹목적으로 유럽이나 미국, 유럽 최발전된 나라들은 모든 걸 잘 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는 거죠.
◆ 강유정> 그게 이번에 방역으로 그 이미지들이 서로 민낯을 드러내서 이 선진국에 대한 이미지 변화라든가 어휘의 변화는 우리나라만 겪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이라는 용어를 단순히 GDP나 DDP라고 얘기할 수 없다라고 하는 국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어떠세요?
◆ 최민석> 저도 공감합니다.
◇ 정관용> 미국 최강대국이라고 했는데 방역 제일 못하고 복지 최하잖아요, 지금. 한꺼번에 3000만 명이 넘는 해고자 아닙니까?
◆ 최민석> 그러니까 WTO나 세계은행이나 IMF 이런 기구들은 선진국의 개념을 단순히 경제적인 걸로만 봐요. 그런데 UN의 사무총장을 했던 코피 아난은 선진국의 기준을 굉장히 간단하게 얘기합니다. ‘사람이 인간이 자유롭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나라면 선진국이다.’ 그리고 또 선진국 얘기할 때 인간개발지수 얘기하거든요. 인간개발지수는 간단하게 얘기하면 삶의 질이잖아요. 그냥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그래서 이게 사실은 굉장히 다양한 층위의 개념인데 그런데 결국은 이게 선진국이라는 담론의 함정은 좀 부정적인 시각에서 보자면 서열을 정하는 거고 줄세우기거든요.
◇ 정관용> 그거 있죠, 있어요.
◆ 최민석>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선진국이냐, 중진국이냐, 아니면 후진국이냐 이걸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우리가 사실 이번에 코로나 방역을 할 때 다른 나라를 의식해서 방역한 게 아니잖아요. 우리는 과거에 메르스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안 하면 큰일 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대로 그냥 우리 방식대로 했을 뿐이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외국에서 그다음 우리 스스로 우리가 선진국이냐, 중진국이냐, 후진국이냐 이거 신경 쓰지 말고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다 보면 그냥 우리만의 답을 찾을 것 같아요.
◆ 강유정> 저는 하나 더 얘기하고 싶어요.
◇ 정관용> 말씀하세요.
◆ 강유정> 제가 요즘에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훌륭한 뮤지션들이 유튜브를 통해서 연주를 보여주는데 조성진 연주가 얼마 전에 업데이트가 됐어요. 그걸 보면서 제가 선진국이라는 생각을 한 번 더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렇듯이 우리 BTS 얘기도 하고 김연아 얘기도 하지만 굉장히 그냥 그게 꼭 클래식이라서가 아니라 연주를 듣는데 같은 한국인으로서 굉장히 자긍심이 느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부분도 지금 굉장히 쌓여왔던 거죠. 방역에서 갑자기 돌출적으로 튀어나온 우리 문화였던 세련성이 아니라 각각의 개인의 뛰어난 분들이 하나둘씩 돌출적인 면모를 보이다가 그게 방역으로 꽃을 피운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이번의 이 과정을 보면서 저는 특히 세대별 인식차 같은 게 우리 사회에 뚜렷이 있다고 보고요. 그게 이번 총선 결과로 연결된다라고 생각합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일수록 우리 사회를 좀 낮춰보는 감이 있어요. 우리 스스로를 선진국이라 여기지 못하세요, 연세가 있는 분들일수록...
◆ 강유정> 특히 일본과 미국은 비교를...
◇ 정관용> 비교 자체를 안 하려고 하죠.
◆ 최민석> 왜냐하면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아왔기 때문에 한순간에 우리 선진국이다 인식하지 못하는 거죠.
◇ 정관용> 그걸 못 바꿀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낮춰보는 분들일수록 의식구조에 어떤 점이 있냐 하면 ‘문재인 정부 들어서 몇 년 만에 나라가 망했어’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이 나라는 누가 정부가 들어서서 몇 년 만에 강하고 안 망할 나라가 아닌데 그런 생각을 막 믿으시는 거예요. 그런 분들이 이번에 총선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으시는 게 아닌가 싶고 반대로 3~40대 이하 젊은 층들은 이미 어려서부터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정말 7번째, 8번째 가는 나라고 정치적으로는 독재라는 걸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고 게다가 뉴스에 나오면 손흥민, 류현진, BTS, 기생충 전부 세계 1등이고 젊은층들의 마음 속에는 대한민국이 대단한 나라라는 게 기본적으로 다 자리잡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 격차도 큰 것 같아요.
◆ 최민석> 실제로 제가 저는 이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한테 물어봤거든요. 그런데 젊은층일수록 한국을 선진국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고 연세가 좀 있으신 분들은 우리가 표현을 이렇게 하세요. 우리가 이제 잘 살지. 그런데 잘 살지는 경제적으로 잘 산다.
◇ 정관용> 이제 좀 그 정도 됐지.
◆ 최민석> 소득 수준이 올라왔지. 그런데 우리는 아직 좀 개선해야 될 게 많지, 이렇게 의식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 강유정> 그래서 저는 여러 가지 하드웨어라 부르는 정말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지하철이 대한민국에 있고 어떤 공항보다 깨끗하고 아주 구조적으로 네트워킹이 잘 되는 공항이 한국에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은 굉장히 마련이 됐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요 여름에 만약에 지하철에 냉방이라도 제대로 안 되면 어마어마하게 민원을 합니다. 이를테면 굉장히 적극적인 시민성을 가지고 어쩌면 저는 이게 지금까지 우리가 가져왔던 스스로 과도하게 겸허하게 후진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많은 요구를 해서 더 개선을 해야 된다라고 적극적으로 사회적 문제에 동참했던 게 또 저는 지금의 결과와도 연관이 된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우리 계속 동참해서 더 좋은 나라 만듭시다, 결국 그 얘기 아니겠습니까?
◆ 최민석> 그게 60년대부터 수십 년간 우리에게 짊어진 과제였던 것 같아요.
◇ 정관용> 마지막으로 최 작가부터 선진국은 뭐다 한마디로?
◆ 최민석> 저는 특정 상표라서 죄송한데 그냥 대명사라서 쓰겠습니다. 선진국 개념은 ‘옆집 벤츠’다. 왜냐하면 사실 그게 옆집에 있건 말건 저랑 상관없는 거거든요. 제 갈 길 가면 된다.
◆ 강유정> 저는 선진국은 ‘기준이 되는 무엇을 마련하는 것’. 그래서 저희가 방역 선진국이 됐다면 우리가 방역에서만큼은 기준을 제공해서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저는 오랜전부터 우리 방송에서도 기획으로 이런 걸 해 볼까 했던 게 OECD의 각종 분야별 통계 숫자에서 우리가 몇 등 하는지 모든 걸 등수 매기는 게 결국 좋은 게 아니지만 우리는 분야별로 따져봐야 한다고 하니까 우리가 평균보다 앞서 있는 건 놔두고 평균보다 많이 뒤처 있는 거 여기부터 손 댑시다, 저는 그런 주장을 펴거든요. 지금 제일 많이 뒤처져 있는 게 복지하고 산업안전 이런 쪽이에요. 그거부터 손대면 우리가 할 일이 앞에 보이는 거겠죠. 오늘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그리고 최민석 작가 수고하셨어요.
◆ 최민석> 고맙습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js8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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